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이 16년 만에 첫 삽을 떴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시 대개조 일환으로, 서울역 인근에 최고 39층짜리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전시) 시설이 들어선다. 북부역세권 인근은 재개발을 통해 2700여가구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와 한화 건설부문은 12일 서울 중구 청파로 일대에서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이 사업은 중구 봉래동2가 일대 서울역 철도 유휴부지 약 2만9000㎡에 2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전시·회의장 기능을 갖춘 마이스 시설과 호텔·업무시설·판매시설 등을 결합한 대규모 복합단지를 만드는 것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의 총 사업비는 3조1000억원 규모로, 시공은 한화 건설부문이 맡았다. 지하 6층~최고 지상 39층 건물 5개 동을 지을 예정이다. 준공 시기는 오는 2029년이다.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는 "서울시와 한국철도공사, 한화그룹 기대와 염원이 담긴 사업"이라며 "다양한 개발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할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와 한화는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공공기여 계획도 마련했다. 시는 공공기여분 3384억원을 서울역 일대 공공성 강화를 위한 인프라 확충과 소외·낙후 지역 정비 등에 사용할 방침이다.
시는 이번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에 더해 경부선 철도 지하화까지 완성해 서울역 일대를 글로벌 미래 플랫폼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먼저 경부선 철도 지하화로 확보하는 대규모 지하공간을 활용해 복합환승센터를 설치, 효율적이고 편리한 환승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KTX·공항철도·지하철·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버스·택시 등 모든 교통수단 간 환승 거리와 시간을 대폭 줄이는 방안에 대해 국토교통부와도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기존 철로 구간에는 도심에서 한강까지 연결하는 선형공원을 짓는다. 선형공원은 사무공간과 랜드마크 타워, 마이스, 호텔, 주거, 지하 교통시설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도심 거점 역할을 한다. 국가유산인 '문화역284'(옛 서울역사) 역사와 상징성을 살리는 문화 플랫폼도 조성한다.
일대 주택정비도 함께 추진한다. 시는 북부역세권 맞은 편에 있는 용산구 서계동 33번지 일대를 최고 39층 2714가구로 구성된 대규모 주거단지로 재개발한다. 이곳은 시가 지난 9월부터 시행 중인 건축물대장상 기재된 용적률인 현황용적률을 기준용적률로 인정한 첫 정비구역이다.
시는 서울역 일대 변화를 고려해 하부에는 청파로변 공원을, 상부에는 도서관을 입체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청년과 대학생을 위한 공공기숙사도 신축한다. 오 시장은 "서울역 북부역세권뿐 아니라 주변 정비사업으로 일대에 대대적인 변화를 불러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