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12·3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한 가운데 외신들은 날로 커지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목소리와 함께 이번 담화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미국 AP통신은 이날 "한국 대통령은 자신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통치 행위의 하나라고 옹호하면서 내란 혐의를 부인했다"며, 이같은 담화는 민주당이 윤 대통령을 상대로 새로운 탄핵안을 발의하기 몇시간 전에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안 찬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의 담화가 그의 운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는 불확실하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이번 담화는 지난 7일 담화에서 비상계엄에 대한 법적, 정치적 책임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에 비추어 볼 때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대통령은 사퇴 압력에 맞서 계엄령 선포를 옹호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여당 내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그의 축출을 지지하려는 조짐이 있다"고 전했고,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를 옹호하는 연설을 하면서, 야당의 탄핵 움직임과 여당의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싸울 것'을 맹세했다"고 평했다.
유럽권 매체들도 이번 담화 내용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영국 BBC는 "한국의 윤 대통령이 '끝까지 싸울 것'을 맹세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논란에 싸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주 자신의 충격적인 비상계엄 선포 결정을 옹호했다"며 "그는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이를 단행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및 하야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에도 그는 이에 따르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자신의 비상계엄령 선포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며 "그의 발언은 자신의 당에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아시아권 매체들의 반응도 잇따랐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한국 윤 대통령이 담화를 발표하고 탄핵에 맞서겠다는 자세를 분명히 했다"고 전했고, 아사히신문은 한 대표가 의원들에게 탄핵안 투표 참여를 권고한 소식을 같이 전하며 "윤 대통령 탄핵 가결 공산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윤 대통령이 사퇴를 거부하고 '끝까지 싸울 것'을 맹세하면서, 야당이 '불안'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12·3 비상계엄 선포를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라면서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야당이 추진하는 탄핵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