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전남 여수공장에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3일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2공장의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기존 페트(PET) 생산라인에 이어 에틸렌글리콜(EG)과 산화에틸렌유도체(EOA) 생산라인으로 확대됐다. 회사는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박스업(Box-Up)' 방식으로 가동을 멈췄다고 설명했다.
2공장에서 근무하던 70여명의 직원은 다른 부서로 전환 배치됐다. 회사는 일부 생산라인의 재가동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과잉 공급과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재가동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가동 중단의 배경에는 심화된 수익성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2002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적자는 4136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직전 분기 영업적자 1112억원에서 적자 폭이 약 3000억원 확대되며, 올해 누적 적자 규모는 6600억원에 달한다.
첨단소재 부문도 해상 운임비 증가와 전방산업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으며, 3분기 영업이익이 381억원으로 전년 동기(755억원) 및 직전 분기(757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은 경영난 극복을 위해 저수익 자산 매각과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여수와 대산 공장을 중심으로 운영 효율화를 진행하며, 기존 사업 구조 개선도 검토 중이다.
그룹 차원의 금융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계열사 신용도를 보강하며 롯데케미칼의 단기 자금 조달에도 기여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기초화학 생산 부문은 원가 절감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공장 단위의 운영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크래커 가동률 조정에 따라 다운스트림 일부 라인의 가동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공장 내 PET 라인은 수익성을 고려해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사업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한편, 첨단소재와 신사업에 집중 투자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기존 공장 운영에서 절감한 자원을 통해 미래 기술 및 신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그룹 내 주요 계열사로 자리 잡고 있지만 연이은 적자로 인해 위기의 중심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여수공장 2공장의 가동 중단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