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주택시장이 지방과 비(非)아파트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심화하면서 수도권 매매·전세 가격이 1~2% 안팎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은 26일 오전 전문건설회관에서 개최된 '2025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최근 주택 가격이 고점 대비 회복하는 추세 속에서 지역·유형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내년 수도권 매매와 전세 가격은 1~2% 내외로 상승하나, 지방 매맷값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토목 부문은 보합세, 건축 부문은 주거용과 비주거용 각각 2% 내외 감소를 예상한다"면서 "전문건설업 계약액은 전년보다 1% 증가한 1132조6000억원으로 전망하나 계약액이 공사비 상승이 포함된 경상금액이라는 점에서 실질 계약액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업계가 느끼는 체감 경기는 물량 감소와 경쟁 심화, 이익률 저하 등으로 위축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축착공이 2022~2023년 큰 폭으로 줄어들어 내년까지 건설경기 부진은 불가피하나, 최근 착공 등 선행지표가 일부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내년 하반기 또는 2026년 상반기에는 회복국면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박 연구위원은 "결과적으로 내년 건설투자는 연간 1.2% 감소하며 금액 기준으로 300조원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건정연은 올해 주택 시장에 대해선 전년 대비 상승 추세는 맞지만 수도권 가격 상승이 전국 주택 가격을 견인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고하희 건정연 부연구위원은 "수도권에서는 가격이 상승한 반면 지방에서는 가격이 하락하는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내년도 주택시장은 수도권과 지방 간,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양극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 부연구위원은 "전고점 대비 낮아진 주택가격과 내년 상반기 내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실수요자 위주 매수 심리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세사기 사건으로 인한 비아파트 기피 현상과 지난 2020년 7월 도입된 '임대차 2법' 만기 도래에 따른 임대차 시장 가격 상승 요인도 내년도 주택 경기 전망에 고려됐다고 밝혔다.
김희수 건정연 원장은 "올해는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사비 상승 등 건설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대·내외적 경제여건 변화로 불확실성이 큰 한 해였다"고 짚었다. 이어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정부가 추진 중인 주택 공급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면서 "정부가 지방경기 활성화와 중소 건설사 지원 등 맞춤형 대책 등 건설경기 회복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