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번 정기국회 내 채상병 국정조사를 위한 절차에 착수하겠다"며 여야를 향해 "오는 27일까지 국정조사 특위 위원을 선임해달라"고 요구했다. 정기국회 회기는 내달 9일까지다.
우 의장은 2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을 규명해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라는 국민 요구에 국회가 응답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제 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는게 국회의장의 판단"이라며 "국가가 나서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밝히는 건 지체할 이유가 없는 마땅한 책무이자, 고인의 죽음에 대한 최소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국정조사는 그동안 여야 합의로 이뤄졌다. 우 의장은 "국회의장도 이 점을 두고 고심했다"며 "국회의 국정조사권은 헌법을 통해 국민께 위임받은 권한이다. 헌법적 가치와 국민의 뜻에 따라 엄격하게 행사돼야 한다. 국민의 요구와 동의가 분명해야 한다. 여야 합의는 바로 이 국민적 동의를 확인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여야 합의 이뤄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야 합의의 목적, 국정조사의 선결 조건인 국민 요구와 동의는 이미 충분히 확인됐다"며 여당을 향해 국정조사에 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우 의장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27일까지 국조특위 위원을 선임하지 않을 경우 야당 추천만으로 국조를 개문발차할 것인가'라는 질의에 "지난 1년 4개월동안 채상병 특검을 3번 발의했는데 이뤄지지 않았다"며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달라는게 국회에 대한 국민의 요구이기에 국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과정을 통해 여당에서도 참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여당이 국정조사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야당 요구로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비판이 있지 않겠냐는 지적에는 "취임 때부터 말해왔지만 의장은 무소속이다. 여도 아니고 야도 아닌 국민 편"이라며 "국민 편에 서서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제도를 만드는 일에 국회의장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합의가 안 되면 아무것도 안하는 국회의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정조사 시행 시기를 묻는 질의에는 "27일까지 여야가 국정조사 위원을 제출하면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하고 이를 본회의에 올려 표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국정조사 계획서를 이번 정기국회 내에 채택하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