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들어 10월까지 북미에서 139만4215대의 차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74만1137대, 기아는 65만3078대를 팔았다. 1986년 미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에 생산공장을 지은 뒤 본격적인 성장세를 탔다. 현대차는 2009년 43만5064대에서 2012년 70만대로 진입했고 11년 만인 지난해 87만370대로 늘었다.
텔루라이드 등 현지 소비자 선호에 맞춘 SUV를 내놓은 기아의 흥행도 판매량 증가에 한몫했다. 한때 30만대를 판매했던 기아는 2021년 70만대 고지를 넘어섰고 지난해 78만대라는 최고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그룹의 실적 반등은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순수전기차(BEV), 수소차(FCEV)등의 친환경 차량이 기대에 걸맞는 성적을 냈다. 현대차그룹 친환경 모델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한 27만5103대로 집계됐다. 월 평균 2만7000대 이상 판매되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판매량(27만8122대)를 무난히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전체 판매량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19.7%에 달했다. 미국에서 팔리는 현대차그룹 자동차 5대 중 1대는 친환경차인 셈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브랜드와 기아 전기차(EV) 시리즈를 기반으로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전기차 비중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은 2018년 1493대에서 지난해 9만4340대로 63배 급증했다. 올해 10월까지는 지난해 한해 판매량을 넘어선 10만1333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5만4325대, 기아는 79.4% 늘어난 4만7008대다.
올해 아이오닉5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51% 증가한 3만4816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미국 판매를 시작한 아이오닉6는 9934대 판매했다. 아이오닉 5·6의 총 판매량은 4만4750대로 전기차 판매의 82.4% 비중에 달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적절한 가격, 넓은 공간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며 패밀리카로서 인기를 누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 HMGMA의 첫 양산모델로 아이오닉 5를 선정한 것도 이러한 인기가 있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다른 전기차도 고르게 판매가 늘었다. 제네시스 GV70과 GV80도 판매량이 각각 33.5%, 36.6% 늘었다. 기아의 EV6는 1만7717대로 12.3% 늘었고 EV9는 1만7911대 팔렸다.
현대차는 오는 22일 개막하는 '2024 LA 오토쇼'에서 아이오닉 9 첫 선을 보이고 북미 럭셔리 SUV 시장에도 본격 출사표를 던진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도전은 내년부터 현지 전기차 공장의 생산모델이 확대되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