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건조해진 날씨 탓에 뻑뻑한 안구를 위해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인공눈물 용액에 미세플라스틱이 가득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사용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인공눈물에 미세플라스틱이?
16일 고대안암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 연구팀은 국내 시판 중인 히알루론산 성분의 인공눈물 5개 제품(다회용 2개, 일회용 3개)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대부분 제품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 결과 첫 방울에서 나타난 미세플라스틱 입자 수는 30mL당 평균 0.5개(오차 범위 ±0.65)로 나타났다. 첫 방울을 뺀 나머지 용액 속 미세플라스틱은 평균 0.75개(±0.72)였다.
첫 방울에 이어 두 번째 방울까지 버리면 남은 인공눈물 용액 속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30mL당 0.14개(±0.35)로 크게 감소했다.
연구팀은 인공눈물 첫 방울에 미세플라스틱 함량이 많아 만약 첫 방울을 버리지 않고 점안할 경우 1년 동안 약 730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공눈물 첫 두 방울을 버리고 사용하면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30% 수준인 연간 204.4개로 줄일 수 있고, 용액 절반을 덜어내면 거의 노출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또한 연구팀은 논문에서 “인공눈물을 통해 눈에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은 안구 조직에 남아있을 뿐 아니라 결막 혈관이나 비강, 눈물샘 등의 경로로 전신에 퍼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특히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된 10㎛(마이크로미터)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은 소화기, 호흡기, 생식기관과 뇌를 관통해 1시간 이내에 몸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일회용 점안제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에서 용기를 딸 때 생기는 파편 제거를 위해 처음 한두 방울은 버리도록 권고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 인공눈물의 첫 두 방울 이상 버리고 사용하는 것이 보다 안전할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편, 미세플라스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지만, 혈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뇌졸중, 심장병, 조기사망 등의 위험이 4.5배 높다는 국외 연구 결과가 있다.
◇ 인공눈물, 많이 넣으면 안 좋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빠르게 증발하여 눈이 건조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눈의 뻑뻑함, 이물감, 충혈, 눈 시림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기본적인 치료법은 '인공눈물'을 넣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공눈물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에게 눈 상태에 대해 처방을 받은 후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인공눈물에는 ‘벤잘코늄’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독성이 강해 하루 6회 이상 점안할 경우 각막세포 성장을 억제하거나 심한 경우 각막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인공눈물 안전 사용법
식약처는 지난 4월 '인공눈물의 올바른 사용정보'를 안내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인공눈물은 눈에 1~2방울 떨어뜨리며, 성분에 따라 1일 2~5회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인공눈물 사용 후 눈 상태나 첨가제 등의 영향으로 드물게 경미한 통증이나 일시적으로 시력이 선명하지 못한 현상이 남을 수 있다. 그러므로 시야가 선명해질 때까지 운전이나 위험한 기계조작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인공눈물을 사용할 때 렌즈 착용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다른 안약이나 안연고를 추가로 사용해야 할 경우 5분 이상 간격을 두고 투여하기를 권고한다. 특히, 벤잘코늄염화물을 보존제를 포함하는 인공눈물의 경우 벤잘코늄염 화물이 렌즈에 흡착될 수 있으므로 인공눈물 사용 시 렌즈의 착용을 피해야 하며, 투여 후 15분 이상 지난 후에 렌즈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카보머(Carbomer)를 주성분으로 하는 인공눈물의 경우, 용액의 점도가 높아 완전히 흡수되기 전 바로 취침하면 눈꺼풀 점착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취침 시 약 30분 전에 점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