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7개 경합주에서 사실상 전승했다. 초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압승을 거둔 트럼프는 민주당의 옛 강세 지역인 이른바 ‘블루월’ 3곳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표를 싹쓸이했다.
7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5분 기준 트럼프는 선거인단 295명을 확보해 226명에 그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크게 앞섰다. 미국 대선은 전체 538명 중 과반(270명)을 얻은 후보가 승리하는 구조다. 트럼프는 이미 과반을 확보해 당선을 확정지었다.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은 오대호 인근의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에 위치한 북부 경합주다. 과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을 빗대 블루월로 불렸다. 하지만 제조업이 쇠퇴의 길을 걸으며 공화당의 지지세가 확장됐다.
트럼프는 개표를 진행 중인 남부 경합주 애리조나와 네바다에도 공화당 깃발을 꽂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바다는 이날 오후 2시 35분 기준 87%의 개표율을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가 51.5%, 해리스가 46.7%를 기록하고 있다. 애리조나는 69%의 개표율에 트럼프가 52.3%로 해리스(46.8%)를 앞서고 있다.
여기에다 공화당 텃밭인 알래스카도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이며 민주당 지역인 메인주도 현재 개표를 진행 중이다. 전체 개표가 완료될 경우 트럼프는 선거인단 312명, 해리스는 선거인단 226명을 각각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처음 승리했던 2016년에는 30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지만 당시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에게 밀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반 투표에서도 51%의 득표율로 해리스(47.5%)를 앞질렀다. 공화당 후보가 선거인단과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도 승리한 것은 2004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는 당선 윤곽이 드러난 전날 새벽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승리 연설에서 “미국인을 위한 위대한 승리”라며 “미국의 진정한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이날 모교인 워싱턴 DC의 흑인 명문대 하워드대학 교정에서 “우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대선 패배를 인정하고 결과에 승복했다. 또 해리스는 트럼프와의 전화통화에서 승리를 축하했다고 소개한 뒤 “우리는 트럼프와 그 팀의 정권 인수를 도울 것이며,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관여할 것임을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