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20년 대선 패배 후 선거 결과에 불복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이 다시금 선거 불복을 위한 밑밥을 깔고 있다고 CNN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는 유세 기간 중 민주당이 대선 승리를 위해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허위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가 2020년 대선 패배 후 주장했던 것과 같은 내용으로 민주당은 속임수를 써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례로 트럼프는 8월 애리조나 유세에서 "그들(민주당)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속임수를 쓰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그 피해자가 된 바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같은 달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는 "우리의 우선 목적은 표를 얻는 것이 아니라 그들(민주당)이 속임수를 쓰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필요한 모든 표를 얻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비 시민권자들의 투표가 미국 선거에서 만연한 문제라며 이민자들에 대한 미국인들의 적대감을 부추기는 동시에 자신이 이로 인해 피해를 본다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는 9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TV토론에서 "우리 선거 체계는 나쁘다. 많은 불법 이민자들이 몰려오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 선거에서 비 시민권자들의 투표는 금지되어 있고 이들이 불법으로 투표에 참여한 사례 역시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에 따르면 2002~2022년 기간 중 치러진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행사한 총 10억표 이상의 표 중 비 시민권자들의 투표건수는 100건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가 이처럼 각종 허위 주장을 늘어놓고 있는 가운데 그가 올해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2020년 대선과 같이 선거 결과에 불복할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CNN은 짚었다.
대선 불복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 만이 아니다. 트럼프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2020년 대선 패배후 나타났던 'Stop the Steal(선거 도둑질을 멈추자)' 선거 불복 운동이 다시 불거질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일례로 경합주 중 한 곳인 조지아의 경우, 일부 보수층 인사들이 선거 관리 위원들에게 선거 결과 확인 거부를 승인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화당 후보 선거 캠프의 법무 담당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벤 긴스버그 변호사 겸 CNN칼럼니스트는 "이 말들을 들어보면 2024년 선거 시스템이 신뢰할 수 없다는 얘기는 그(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이 2020년에 말했던 것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며 "하지만 그들이 분명한 증거를 제시할 수 없다면 이는 또다시 허황된 주장에 그치고 뒷받침할 증거는 없는 일이 되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