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준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삼성전자를 필두로 고사양 폴더블폰도 속속 등장하면서 평균판매가격(ASP)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4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 중 4개 모델은 출고가가 100만원을 넘는 프리미엄 AI 스마트폰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울트라'와 애플 '아이폰 15 프로 맥스'의 기본 가격은 각각 1299달러, 1199달러로 160만원을 웃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같은 프리미엄화를 두고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울트라가 프리미엄화에 기여했다"며 "아이폰은 프로 등 고가 모델에 대한 선호도와 미국 등 주력 시장 이외 지역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 덕분이다"고 분석했다.
폴더블폰 수요 상승도 평균판매가 상승에 일조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Z 폴드6' 보다 가볍고 얇으며 카메라와 메모리 성능을 강화한 '갤럭시 Z 폴드 스페셜에디션(SE)'을 출시했다. 기존(폴드6) 대비 40만원 가량 비싼 270만원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1차 출시 당시 10분만에 품절 됐다.
양사는 라인업을 확장하며 평균판매가 상승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준프리미엄급 AI 폰인 '갤럭시 S24 팬에디션(FE)'을 전작 대비 50달러 오른 649달러에 출시했다. 또한 가격 진입 장벽을 낮춘 폴더블폰과 두 번 접는 신규 폼팩터 등 라인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애플은 보급형 AI 폰인 '아이폰 SE4' 출시를 내년 봄에 앞두고 있다. 가격은 전작(429달러)보다 120달러 오른 549달러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스마트폰의 두뇌'이자 제조 원가 중 20% 이상을 차지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 상승도 평균판매가 상승에 기여할 전망이다. 고사양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탑재 중인 퀄컴의 AP '스냅드래곤 8 3세대'는 전작 대비 40달러 가량 가격이 오른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 출시한 '스냅드래곤 8 엘리트' 또한 전작 대비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향후 스마트폰의 프리미엄화는 시장 전반에 걸쳐 이뤄질 것이며 동남아시아와 인도, 중동 및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는 AI·폴더블에 대한 수요를 토대로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연 평균 3%가량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AI 폰 생태계 구축을 위해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 같은 마케팅과 소비자들의 고사양폰 선호도가 맞물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