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베트남 해상풍력 수출: 잠재력과 발전 로드맵

2024-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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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기반·인적자원 등과 더불어 해외 기업과 협력 위해 정부 지원 필요

베트남은 해안선이 길고 풍속이 안정적인 지역이 많아 해상풍력 개발에 매우 적합하다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은 해안선이 길고 풍속이 안정적인 지역이 많아 해상풍력 개발에 매우 적합하다.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은 국내 전력 수요 충족과 더불어 동남아시아 최고의 재생 가능 전력 수출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해상 풍력 산업 발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해상풍력발전은 베트남의 강력한 에너지 전환 정책과 정부 지원에 힘입어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핵심 기둥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특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과 동아시아 지역이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한 것은 베트남이 세계에 풍력 에너지를 수출할 수 있는 양호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그룹 페트로베트남PetroVietnam 레마인끄엉Le Manh Cuong 사장 사진베트남통신사
레마인끄엉(Le Manh Cuong) 베트남 국영 석유가스그룹 페트로베트남(PetroVietnam) 사장 [사진=베트남통신사]
 
개발 잠재력과 전략적 위치

베트남은 해안선이 긴 데다 풍속이 안정적인 지역이 많아 해상풍력발전에 매우 적합하다. ‘전력계획8’로 불리는 베트남의 2021~2030년 국가 전력 개발 계획에 따르면 베트남은 2030년까지 해상풍력발전량 6GW를 목표로 하고 2050년까지 91GW까지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베트남의 에너지 안보 보장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동남아 각국에 전력 수출 기회를 창출한다는 야심 찬 재생 에너지 목표 중 하나다.

일례로 페트로베트남(베트남국영석유가스그룹)은 싱가포르 셈코퍼와 협력해 2.3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 단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1.2GW는 초고압 해저 케이블 시스템을 통해 싱가포르로 수출될 예정이다.

레마인끄엉 페트로베트남 사장은 "풍력 발전 수출의 성공은 베트남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아세안 지역 재생 에너지 공급망에서 베트남의 역할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일본 등도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세안 국가에서 재생 에너지 공급처를 찾고 있는 가운데 이는 베트남이 아시아에서 주요 해상풍력발전 국가로 거듭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인프라 파트너스CIP와 베트남 석유가스그룹PVN의 재생에너지 분야 양해각서 체결식 사진베트남통신사
덴마크 코펜하겐 인프라 파트너스(CIP)와 베트남 석유가스그룹(PVN)이 재생에너지 분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실제로 베트남의 해상풍력발전 산업은 여러 해외 대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계 굴지의 재생에너지 투자그룹 중 하나인 덴마크 코펜하겐 인프라 파트너스(CIP)는 베트남 석유가스그룹(PVN)과 협력해 베트남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니콜라이 프리츠 주베트남 덴마크 대사는 "이번 협력은 경제적 가치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베트남이 덴마크에서 첨단 기술을 이전받아 베트남 해상풍력발전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CIP는 베트남 인력을 위한 기술 이전, 교육 및 역량 구축 지원을 통해 해양 프로젝트 실행 시 기술적 한계를 최소화하도록 협력할 방침이다.

풍력 수출은 큰 수익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세계 에너지 지형에서 베트남의 입지를 향상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아세안 내 재생 에너지 공급국이 되면 베트남은 인프라 개발 및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많은 경제적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이에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투자자들이 시범 프로젝트를 쉽게 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동시에 글로벌 기업들 역시 베트남 파트너 기업들에 기술과 경험을 이전해 줄 것을 요청했다.
 
과제

다만 베트남의 해상풍력발전은 큰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산업 관련 법적 기반이 아직 불완전한 가운데 해양 개발권, 라이선스 절차, 전기 가격에 대한 많은 규정이 모호한 상태다. 

응우옌꾸옥텁 베트남 석유가스협회 회장은 "해상풍력발전은 대규모 투자, 많은 복잡한 조사 및 개발 단계가 필요하므로 투자자 유치를 위해서는 법적 틀이 명확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는 넓은 해양 공간을 필요로 하며 국가 안보를 보장해야 하는데, 이는 프로젝트 허가 및 관리에 있어 상당한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

발전 비용도 걸림돌이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가 규정한 목표 풍력 수입 가격은 ㎾당 22센트(약 300원)로, 발전 사업자들은 생산 비용을 최적화해야 한다. 이에 베트남은 투자 유치를 위해 초기 단계에서 발전차액지원관세(FIT) 등 가격 지원 조치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FIT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위해 해당 과정에서 공급한 전기의 전력거래가격이 기준 가격보다 낮을 때 차액을 지원하는 일종의 보조금 제도다.

베트남 CIP 대표이자 베트남 빈투언성 라간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총책임자인 스튜어트 라이브시는 "합리적인 가격 메커니즘을 확립하는 것은 베트남에서 장기간 해상풍력발전이 발전할 수 있는 업계에 중요한 요소”라며 “정부의 지원 정책 없이는 다른 국가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투자자들이 수익을 보장하고 운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베트남은 산업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풍력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에 대한 법적 틀과 재정적 지원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덴마크와 협력함으로써 베트남이 FIT 가격 메커니즘을 배우는 동시에 전기법과 라이선스, 해양 개발 등에 관한 규정을 개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베트남이 글로벌 기업의 자본과 경험을 동원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민관합작투자사업(PPP) 모델이 권고되고 있다. 베트남 상공부는 베트남석유가스그룹(PVN)이나 베트남전력그룹(EVN)에 시범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동시에 타당성과 효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국제 파트너와 협력을 촉진할 것을 당부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은 인적자원 훈련 및 개발 센터를 설립하여 업계 인력이 고도로 전문화된 기술을 보유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CIP와 같은 파트너의 교육 및 기술 이전 프로그램은 베트남이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의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우수한 인력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해상풍력발전 수출은 베트남이 경제적 목표를 달성할 뿐만 아니라 아세안 지역과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이러한 잠재력을 실현하려면 베트남은 법적 기반, 생산 비용 및 인적 자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결국 해외 파트너와의 협력 및 정부 지원 수준이 베트남 해상풍력발전 산업 발전을 좌우할 열쇠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스튜어트 라이브시Stuart Livesey 베트남 CIP 대표 사진베트남통신사
스튜어트 라이브시(Stuart Livesey) 베트남 CIP 대표 [사진=베트남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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