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10시 갑작스러운 폭발음이 울리고 순식간에 짙은 연기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둘러쌌다. DDP 내부에 패션쇼를 구경하던 관람객과 관계자 등 수백명이 DDP 어울림광장으로 황급히 달려 나왔다.
광장에는 사이렌소리를 울리며 소방차와 응급차가 신속하게 진입했고, 사상자를 치료할 임시의료소가 갖춰졌다. 금세 임시의료소는 들것에 실려 온 부상자들로 가득 찼고, 구급대원들의 응급 진료가 즉각 진행됐다. 현장에는 화재 진압과 현장 대응을 하기 위한 소방·경찰관, 군인들까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이번 훈련은 실제 상황을 방불케했다. DDP 뮤지엄 전시1관에서 패션쇼를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행사 관계자와 관람객이 연기와 정전으로 대피하지 못하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실시됐다.
훈련에서는 최초 재난 상황 접수와 전파, 소방·경찰·재난의료지원팀 등 1차 대응 기관의 신속 대응, 서울시와 중구의 재난안전대책본부와 통합지원본부 가동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특히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재난 현장에서 응급 환자 중증도 분류 및 환자 이송 체계 등을 집중 점검했다.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국립중앙의료원 재난의료지원팀(DMAT),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 등 유관기관이 실시간으로 공조했다.
이날 서울시와 중구청·서울경찰청·중부소방서·서울디자인재단 등 27개 유관기관과 단체, 시민 600여 명 등 외국인을 포함해 총 1100여 명이 훈련에 참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DDP에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을 지시하고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서 서울소방재난본부 구급지휘 팀장의 보고를 시작으로 피해 현장 상황과 유관기관의 협력 체계를 점검했다.
이어 현장에 마련된 재난안전현장상황실에서 서울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과 원격으로 영상회의를 연결, 실시간으로 수습 대책을 논의하고 재난 현장과 소통하는 훈련을 했다.
오 시장은 실제 사고 발생을 가정한 훈련을 마친 후 “누구에게나 예고, 예외 없이 닥칠 수 있는 재난에 대한 유일한 대비책은 실전 같은 훈련”이라며 “이번 훈련은 이미 발생한 다수의 사상자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유관기관들이 긴밀히 협조해 응급 의료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환자들의 중증도를 현장에서 신속히 분류해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하고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체화할 수 있도록 이러한 훈련을 반복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