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권순형·안승훈·심승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유씨 변호인은 "유씨가 법이나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악의적으로 위반한 게 아니다"며 "이미 신체적으로 극한에 몰린 상황에서 수면마취제 의존증이 생겼던 것이고 수사 개시 이전부터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정신의학과를 내원해 수면 장애를 건강한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면 장애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실질적으로 의존에서도 벗어났는데 실형을 선고한 원심형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1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난 것을 두고 "재판부가 사실을 오인했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항소 이유를 다투는 부분과 관련해 "유씨가 대마초 수수 및 흡연 교사 등 혐의가 있는데 김우준씨(헤어 스타일 리스트)에게 누가 대마를 건넸다고 보느냐"고 질문했고 검찰 측은 "유씨로 본다"고 답했다.
반면 유씨 변호인은 "직접 (대마를) 건네준 사실이 없다"며 검찰 측 주장을 반박했다.
또 검찰 측은 유씨가 지인인 미술작가 최하늘씨를 해외로 도피시키려 했다는 혐의에 무죄 선고가 난 것과 관련해 공소장에 문구를 추가해 다시 제출할 계획을 밝혔고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 2명을 증인으로 신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정에 출석한 유씨는 머리를 삭발한 채 검은색 양복을 입고 법정에 출석했으며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을 추가로 듣기 위해 내달 19일 공판을 한 차례 더 열기로 결정했다.
앞서 유씨는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 사이에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 시 수면 마취를 빙자해 181차례에 걸쳐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작년 10월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유씨는 2021년 5월부터 작년 8월까지 44차례 타인 명의로 두 종류의 수면제 1100여 정을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와 지난 1월 최씨 등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를 3회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9월 1심은 유씨에게 적용된 대마흡연, 의료용 마약류 상습투약, 타인 명의 상습 매수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대마 흡연교사 혐의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을 때 지인들에게 휴대전화 내용을 지우라고 요구한 증거인멸 교사 혐의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