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5일 치러지는 미 대선을 앞두고 해커들을 통한 중국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 해커그룹이 미국 정계 인사들의 통화·문자 내용을 해킹했다는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특히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 관련 인사 등이 해커들의 표적이 된 것으로 파악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그룹 ‘솔트 타이푼’이 트럼프 캠프 고문을 비롯한 미 정계 인사들의 통화 내용과 문자를 해킹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이며 현재까지 파악된 해킹 대상은 미 정계 인사와 미국 기업 등 수십 곳에 달한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중국 해커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근들의 휴대전화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에 대해 "중국이 미 대선에 개입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위 정보 생성을 통한 여론 조작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위협분석센터(MTAC)는 지난 23일 러시아·이란·중국의 미 대선 개입 노력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 해커들은 반(反)중국 정책을 지지하는 일부 공화당 후보와 하원의원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집중했다면서 "이 같은 노력은 중국의 지속적인 시도가 미국 정치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해킹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지난 26일 주미 중국대사관은 "대선은 미국 내정"이라며 개입할 의도도 없고,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미국 선거 때마다 중국이 해커 공격 등을 통해 개입을 시도한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미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중국 선전 소재 기관이 운영하는 틱톡 계정이 2022년 미 중간선거에서 후보들 관련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면서 “(중국이) 올해 선거에 개입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