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초박빙 양상으로 흐르는 가운데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가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미 대선은 총득표수가 아니라 각 주(州) 선거 결과에 따라 확보한 선거인단 수로 대통령이 결정된다. 50개 주와 워싱턴DC에 배정된 선거인단 총 538명 중 270명을 확보해야만 승리한다. 대부분의 주에서 지지 정당이 뚜렷하게 정해져 있어 일반적으로 경합주 7곳에서 승부가 갈린다.
현재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25명,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18명의 선거인단을 사실상 확보한 상황이다. 나머지 선거인단 95명은 △펜실베이니아 19명 △노스캐롤라이나 16명 △조지아 16명 △미시간 15명 △애리조나 11명 △위스콘신 10명 △네바다 6명에 배정돼 있다. 여기에 후보 득표율에 따라 선거인단을 배분하는 메인주 2선거구와 네브래스카 2선거구에서도 각 1명의 선거인단이 부동표로 분류된다. 선거인단이 19명으로 경합주 중 가장 많은 펜실베이니아를 누가 가져가느냐가 백악관행을 결정짓는다고 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펜실베이니아에서 해리스가 승리하면 해리스는 12개의 승리 조합이, 트럼프는 6개의 승리 조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면 트럼프는 26개의 승리 시나리오가 가능하게 되지만 해리스가 승리할 수 있는 조합은 13개에 그친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해리스가 이길 수 있는 승리 방정식으로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북부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의 ‘블루월’ 복원이라고 보고 있다. 블루월은 1992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당이 승리한 18개주를 말한다.
이 3곳은 당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민주당을 상징하는 색깔인 파란색 지역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제조업 등의 쇠퇴로 러스트벨트가 되면서 경합주가 됐다. 북부 경합주 3곳은 1992년 이후 2016년 대선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2016년 이 북부 경합주 3곳에서 승리해 백악관에 입성했다. 2020년에는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가 승기를 잡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만약 블루월이 복원되면 해리스의 승리가 점쳐진다. 다만 트럼프가 경합주 4곳과 메인 및 네브래스카 2선거구에서 승리하면 269 대 269로 선거인단이 같아진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269 대 269’로 동수가 나오면 차기 대통령은 하원에서 결정된다. 반대로 트럼프의 경우에는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3곳에서 승리하게 되면 해리스가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하는 시나리오는 없게 된다.
해리스가 펜실베이니아에서 패배할 경우 조지아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한 곳 이상 승리하는 동시에 1~3곳의 주에서 더 이겨야한다. 이는 펜실베이니아를 놓칠 경우 타격이 클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해리스가 북부 경합주 3곳을 다 내줄 경우에는 남부 경합주 4곳 전체에서 승리해야 한다.
한편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선거 당일 우편투표에 대한 개표가 시작되므로 결과 발표가 늦어질 수 있다. 일부 주는 선거 결과 표차가 일정 수준 이하면 재검표가 이뤄질 수도 있다. 미시간주의 경우 표차가 0.5% 포인트 이하이면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고, 조지아주는 0.5% 포인트 이하이면 자동으로 재검표가 진행된다. 위스콘신의 경우 1% 포인트 이내로 격차가 나오면 재검표 요청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