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21일 기준)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9% 올랐다. 31주 연속 오름세지만 1주 전(0.11%)보다는 상승 폭이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0.1%를 밑돈 것은 지난 6월 첫째주(0.09%)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정부가 대출 규제 강화에 나선 9월 첫째주(0.21%)부터 점차 상승 폭이 줄기 시작해 이달엔 금리 인하 전후로 0.09~0.11% 변동률을 기록하며 횡보하고 있다.
거래 시장도 냉기가 감돌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조사 결과 이날 기준 9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89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7월은 물론 대출 금리 인상으로 거래가 위축되기 시작한 8월(6329건)에 비해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이다. 10월 거래량도 현재까지 1365건 신고에 그쳤다.
올해 초부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여부가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지목돼 왔으나, 대출 규제 강화 영향이 시장을 누르면서 금리 인하 효과가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시중은행의 돈줄 죄기는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1주택 이상 보유자들은 대출이 막히며 전세 시장까지 위축되고 있다.
아실 조사 결과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이날 기준 총 5만12건으로, 5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보름 전(4만6030건)에 비해 8.8%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역전세난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아파트값이 빠르게 올라 매수자들이 부담스러워하던 차에 대출까지 줄이니 거래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며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대출 규제가 상쇄하면서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수요자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인하와 함께 대출 규제 기조 전환이 병행돼야 시장의 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금리인하를 늦추고 은행이 고금리를 계속 유지한다면 부동산뿐만 아니라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추가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와 함께 대출 금리도 낮아지면 '내 집 마련'에 대한 심리가 다시 확대되면서 시장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