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만나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날 오후 4시50분쯤부터 약 1시간 20분 동안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면담했다. 한 대표가 애초 독대를 건의했지만, 이번 면담에는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면담에 앞서 파인그라스 잔디밭에서 어린이정원 근처까지 약 10분간 산책을 하면서 이날 진행된 '제79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과 관련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은 윤 대통령 맞은편에 한 대표와 정 실장이 착석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대표는 제로 콜라를 마시면서 차담이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좋아하는 제로 콜라를 준비하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면담은 의제 제한이 없었지만,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관한 의혹이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 대표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 활동 자제 △의혹 규명에 대한 협조 등 3가지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한 대표는 의정 갈등 해법으로 제시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도 요청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이 어떻게 화답했을지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발언을 경청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편 한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만간 여야 대표 회담을 열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의 이날 면담 성과를 이 대표와 공유하고, 여야 협치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양당 대표는 지난 대표 회담에서 추후 또 만나자는 약속을 한 바 있다"며 "이 대표께서 한 대표에게 회담을 제의했고, 한 대표도 민생 정치를 위해 흔쾌히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회담 일정은 추후 합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