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권이 '슈퍼앱' 기능을 강화하며 기존에 타깃·서비스별로 따로 운영하던 애플리케이션(앱)을 정리하고 있다. 기존 서비스 이용자를 슈퍼앱으로 유도해 치열한 은행권 앱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목적도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4일부터 10대 전용 리브 넥스트 앱과 KB스타뱅킹 앱을 통합할 예정이다. 리브 넥스트 앱 신규 가입도 이에 맞춰 중단된다. 기존 리브 넥스트에서 제공되던 서비스는 KB스타뱅킹 내에 별도로 구현해 출시할 예정이다. 2021년 출시된 리브 넥스트는 10대 전용 지갑인 '리브포켓'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다.
이에 따라 한때 18개 정도 출시됐던 국민은행 앱은 리브 넥스트를 제외하면 현재 △KB스타뱅킹 △KB기업스타뱅킹 △KB Star FX △리브똑똑 △KB부동산 등 5개로 단순해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개인금융에 특화된 앱인 KB스타뱅킹에 따로 출시됐던 앱 서비스를 모두 통합하는 과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도 오는 28일 'NH앱캐시' 앱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농협은행이 2016년 국내 최초 온라인현금결제카드로 선보였던 서비스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슈퍼앱으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문을 닫게 됐다. NH앱캐시의 직불 결제와 바우처 기능 등은 슈퍼앱인 올원뱅크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앞서 2018년 은행권 중 가장 먼저 은행 슈퍼앱을 출시했던 신한은행도 'SOL(쏠)뱅크' 출시 당시 '신한S뱅크'와 '써니뱅크' 등 금융 관련 6개를 통합한 바 있다.
은행권이 기존에 있던 앱 기능을 통합하거나 서비스 종료에 나선 이유는 기존에 나온 서비스가 슈퍼앱에 중복으로 적용되면 효율적인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기존 서비스 이용자를 슈퍼앱으로 이끌어 고객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다만 △외환 △알뜰폰 등 기타 사업 앱들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새로 출시하는 모습도 보인다. 실제 국민은행은 지난달 초 외환전문 플랫폼 KB Star FX 모바일 앱을 선보였다. 디지털 기술과 금융 산업 결합으로 외환거래 방식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 앱은 실시간 시장 환율 기반으로 환전과 현·선물환, 외환스와프 거래·결제 등 외환 콘텐츠를 제공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이용 고객 편의를 위해 앱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슈퍼앱에 포함하기 어려운 외환 서비스 등은 따로 두고 있는 추세"라며 "일방적으로 모든 서비스를 슈퍼앱에 넣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