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명태균, 국힘 당원 57만명 번호 활용"...이준석 "국힘서 해명하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명태균씨 간 금전 거래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들이 30일 경남 창원시 명씨 자택을 압수수색한 뒤 차량에 올라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관련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때도 명씨가 여론조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부평갑)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제 운영자로 알려진 명씨가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의원과 당원 56만8000여명의 전화번호를 입수해 이들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래한국연구소는 국민의힘 대선 최종 후보 4명(원희룡, 홍준표, 유승민, 윤석열)의 본선 경쟁력을 비교했다. 각 후보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1:1 가상대결 조사를 실시했고, 결과는 윤석열 후보의 압도적인 우위로 나타났다.

노 의원이 확보한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한국연구소는 10월 19~20일과 같은 달 21일, 총 2회에 걸쳐 국민의힘 당원 11만7829명, 13만9156명에게 전화를 돌려 각각 3450명, 5044명의 응답을 받았다.

노종면 의원은 "이 조사에 국민의힘 중앙당이 연루됐는지, 특정 후보 캠프가 있거나 다른 배후가 있는지, 조사 결과가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를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법적인 방식으로 실시된 조사 결과를 활용해 여론을 조작하고 경선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친 범죄로 규정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게 노 의원의 주장이다. 
 

[자료=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다만 노 의원이 주장한 유출번호는 모두 0503으로 시작하는 안심번호다. 특정기간만 유효한 번호이기 때문에 이를 정보유출로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성을 제외한 이름은 공개되지 않는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번호는 보통 안심번호라고 하고, 당원 경선 시에 국민의힘 중앙당에서 경선후보자들에게 최종경선 시에 제공한다"며 "공개하신 명단은 문제가 없는 명단이고 당에서 유출된 게 아니라 윤석열·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 측에 공히 제공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문제가 없는 명단이고, 당에서 유출된 것이 아닌 후보 측에 제공된 것"이라며 "윤 후보가 당시 어떻게 활용했는지 대통령실 또는 윤핵관에게 물어보면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좀 알아서 해명해달라"며 "당대표라는 사람이 정치적 유불리 따지면서 '서초동 정치'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