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건강보험 부정수급 적발 건수가 83만7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국인이 명의도용으로 부정수급한 경우 수면장애 진료를 통한 졸피뎀 등 마약류 향정신성 의약품 처방이 주를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83만7684건의 건강보험 부정수급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정수급액 343억5800만원 중 환수되지 못한 금액은 126억으로 나타났다.
내국인이 해당 기간 명의도용·대여로 진료받은 상병 1~3순위는 모두 불면증과 수면장애였다.
해당 진단에 통상 처방되는 의약품은 졸피뎀, 플루니트라제팜, 트리아졸람, 클로나제팜 등으로 마약류관리법 시행령에서 규정된 마약류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이들 상병으로 명의도용·대여해 진료받은 건수는 2019년 7831건에서 2023년 1만6150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명의도용·대여 건수 대비 해당 상병이 차지하는 비율 또한 2019년 30.6%에서 2023년 56.4%로 급증했다.
안상훈 의원은 "최근 마약이 일상 깊숙이 침투하고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는 가운데 졸피뎀 등 마약류 향정신성 의약품을 오남용 또는 매수하는 과정에서 타인 명의가 도용되고 건강보험급여가 부정수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부정수급 문제가 단순히 건강보험 재정을 망가뜨리는 문제를 너머 마약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며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위해서는 건강보험 명의도용과 부정수급 방지를 위한 더욱 철저한 관리와 강화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