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이 있는 중소기업이 몇개나 되겠어요. 그냥 알아서 먹는 거지. 종교에서 운영하는 곳이 다른 식당보다 저렴하고 괜찮아요."
지난 13일 낮 서울 중구 가톨릭회관 지하식당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식당에 들어가기 위한 줄은 80m가 넘었고 입장까지 16분 동안 줄을 서야 했다.
최근 고물가 국면에서 외식 가격이 크게 오르자 종교 시설에서 운영하는 식당이 주목받고 있다. 일반 식당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품질도 뒤처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중견기업과 달리 구내식당이 없는 중소기업 근로자는 종교 시설 식당을 '구내식당'처럼 방문하는 모습이다.
이날 취재진이 종교시설에서 만난 사람들은 식당의 가격과 품질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곳을 찾은 지 2년 정도 됐다는 김씨는 "요즘 명동 근처 식당들은 점심 한끼에 보통 1만원~1만1000원이 넘는데 이곳은 훨씬 저렴하다"며 "직장에서 주는 식대로는 끼니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돈을 아끼기 위해 여기 온다"고 전했다.
가톨릭회관 식당의 가격은 5500원으로 1인분에 1만원이 넘는 인근 식당의 절반 수준이다. 메뉴도 한식과 일품요리 중 고를 수 있다.
종교도 이들의 방문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가톨릭회관 식당은 오후 12시 20분 이후 종교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한다. 명동에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모씨는 "가격이 저렴해 직장 동료들과 함께 왔다"며 "성당을 다니지 않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방문객들이 증가하면서 가톨릭회관 식당 관계자들의 업무량도 크게 늘었다. 가톨릭회관 식당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지난해는 하루에 600~700명이 왔지만 올해는 하루에 900명 이상이 찾고 있어 인력도 보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탁업체와 계약으로 식사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고 종교시설이라 마진을 남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광화문 인근 새문안교회 지하2층 친교실 식당도 평일 점심 시간이 되면 북적거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새문안교회의 점심 메뉴는 가톨릭회관 식당보다 저렴한 3500원 수준이다. 매뉴는 한식 하나다. 새문안교회 관계자는 "교인들이 많이 오니 적자가 발생해도 저렴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외부인도 동일하게 하는 게 교회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에 있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장모씨는 "기독교 신도가 아니지만, 일주일에 2~3번 정도 밥을 먹기 위해 교회에 온다"며 "다른 식당보다 가격이 절반 수준이고 회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라 가까워서 좋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종교시설까지 찾으며 소비를 줄이는 배경에는 가파르게 오른 외식물가가 있다. 물가는 빠르게 올랐지만 소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이번달 외식물가지수는 121.30(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8% 상승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0%)보다 0.8%포인트(p) 높았다.
특히 고물가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2년 전과 비교하면 더욱 심각하다. 외식 물가는 2년 사이 8.1% 뛰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5.4%)을 크게 웃돌았다. 그 사이 가계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 수지를 보면 지난 2년 사이 실질 가계 소득은 3.1% 감소했다. 외식물가 상승이 더욱 심각하게 와닿는 이유다.
외식물가가 올랐지만 중소기업 근로자의 식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날 취재진이 만난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점심 식대 지원금은 모두 8000~10000원이며 수년째 변동이 없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외식물가 상승에 따른 여파는 저소득층과 중소기업 근로자에 더욱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식물가의 고공행진은 농축수산물 등 원자재 가격과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이 누적된 결과"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중소기업 근로자와 자산이 적은 사람이 더 힘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식물가 상승은 1인가구, 저소득층, 중소기업 근로자에 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급격한 물가 상승은 이들의 임금이 줄어든 것과 같은 효과를 만든다"고 평가했다.
지난 13일 낮 서울 중구 가톨릭회관 지하식당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식당에 들어가기 위한 줄은 80m가 넘었고 입장까지 16분 동안 줄을 서야 했다.
최근 고물가 국면에서 외식 가격이 크게 오르자 종교 시설에서 운영하는 식당이 주목받고 있다. 일반 식당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품질도 뒤처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기업·중견기업과 달리 구내식당이 없는 중소기업 근로자는 종교 시설 식당을 '구내식당'처럼 방문하는 모습이다.
이날 취재진이 종교시설에서 만난 사람들은 식당의 가격과 품질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곳을 찾은 지 2년 정도 됐다는 김씨는 "요즘 명동 근처 식당들은 점심 한끼에 보통 1만원~1만1000원이 넘는데 이곳은 훨씬 저렴하다"며 "직장에서 주는 식대로는 끼니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돈을 아끼기 위해 여기 온다"고 전했다.
종교도 이들의 방문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가톨릭회관 식당은 오후 12시 20분 이후 종교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한다. 명동에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모씨는 "가격이 저렴해 직장 동료들과 함께 왔다"며 "성당을 다니지 않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방문객들이 증가하면서 가톨릭회관 식당 관계자들의 업무량도 크게 늘었다. 가톨릭회관 식당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지난해는 하루에 600~700명이 왔지만 올해는 하루에 900명 이상이 찾고 있어 인력도 보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탁업체와 계약으로 식사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고 종교시설이라 마진을 남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광화문 인근 새문안교회 지하2층 친교실 식당도 평일 점심 시간이 되면 북적거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새문안교회의 점심 메뉴는 가톨릭회관 식당보다 저렴한 3500원 수준이다. 매뉴는 한식 하나다. 새문안교회 관계자는 "교인들이 많이 오니 적자가 발생해도 저렴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외부인도 동일하게 하는 게 교회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에 있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장모씨는 "기독교 신도가 아니지만, 일주일에 2~3번 정도 밥을 먹기 위해 교회에 온다"며 "다른 식당보다 가격이 절반 수준이고 회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라 가까워서 좋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종교시설까지 찾으며 소비를 줄이는 배경에는 가파르게 오른 외식물가가 있다. 물가는 빠르게 올랐지만 소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이번달 외식물가지수는 121.30(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8% 상승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0%)보다 0.8%포인트(p) 높았다.
특히 고물가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2년 전과 비교하면 더욱 심각하다. 외식 물가는 2년 사이 8.1% 뛰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5.4%)을 크게 웃돌았다. 그 사이 가계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2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 수지를 보면 지난 2년 사이 실질 가계 소득은 3.1% 감소했다. 외식물가 상승이 더욱 심각하게 와닿는 이유다.
외식물가가 올랐지만 중소기업 근로자의 식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날 취재진이 만난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점심 식대 지원금은 모두 8000~10000원이며 수년째 변동이 없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외식물가 상승에 따른 여파는 저소득층과 중소기업 근로자에 더욱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식물가의 고공행진은 농축수산물 등 원자재 가격과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이 누적된 결과"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중소기업 근로자와 자산이 적은 사람이 더 힘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식물가 상승은 1인가구, 저소득층, 중소기업 근로자에 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급격한 물가 상승은 이들의 임금이 줄어든 것과 같은 효과를 만든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