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일본에서 방일객을 대상으로 공항에서 실시하는 입국심사를 자동화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2일 보도했다. 2030년까지 지금보다 2배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무인 입국 심사가 필수불가결하다는 판단에 의한 것이다.
현재는 일본인이 자국 내 공항으로 귀국할 때만 자동 심사가 적용되고, 외국인은 심사관이 직접 대면해 최종 판단하고 있다. 외국인 입국 시 공항 등에서 입국관리국 심사관이 방일객 정보와 요주의 인물 목록을 대조한 후, 문제가 없는 경우 여권에 상륙 허가 스티커를 붙여왔다.
앞으로 심사 절차가 자동화되면 일본을 여행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은 여행 목적과 체류지 등을 전용 어플리케이션으로 사전 신고하는 것만으로 입국이 가능해진다. 일본 정부는 2030년을 목표로 일본 국내 공항에 전자동 심사 단말기(가칭)를 설치할 계획이다. 사전 신고된 정보를 바탕으로 얼굴 및 지문 인증으로 본인 확인을 하기 때문에 입국 시 대면 심사는 사라지게 된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방일 관광객을 6000만명, 그리고 이들이 쓰는 소비액을 15조엔(약 141조원)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의 약 2500만명에서 2배 이상 많은 규모다.
일본에서는 그간 방일 관광객이 급증함에 따라 입국 심사 효율화가 과제로 지적되어왔다. 현재의 심사 방식대로라면 방일 관광객을 위한 업무 부담이 가중되어 취업 목적의 입국자 등의 수속이 지연될 우려가 높다.
지난 6월 각의에서 결정된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일명 호네부토 방침)에도 원활한 입국 심사 시스템 도입이 과제로 포함된 바 있다.
의심스러운 인물의 입국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은 2024년도 안에 새롭게 도입될 예정이다. 해외 공항에서 항공사로부터 탑승 예정 승객의 이름 등을 전송받으면 출입국관리청이 블랙리스트와 대조해 문제가 있는 승객의 탑승 거부를 항공사에 요청하는 방식이다.
한편 11일 일본 고베에서 열린 한일관광장관 회담에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사이토 테츠오 일본 국토교통성 대신과 마주한 자리에서 한일 양국의 '균형적인 관광 교류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 장관은 '사전 입국심사 제도'에 관한 의견도 나눴는데, 유인촌 장관은 "우리나라서 출국할 때 일본 입국심사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일본 측과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돌아가서 일본인이 일본에서 출국할 때 우리나라 입국절차도 밟을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