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권순형·안승훈·심승우 부장판사)는 항소심 선고에서 손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권 전 회장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는데, 이는 1심에서 내려진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원보다 형량이 늘은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대해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에 편승한 뒤 인위적 매수세를 형성해 다른 피고인들의 시세조종을 용이하게 했다"며 "그에 따라 주식 시세가 증권시장의 정상적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형성되지 않아 선의의 일반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1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손씨에 대해 일부 시세조종 행위 방조 혐의를 인정하며 "손씨는 '주포' 등이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대해 시세조종을 하는 것을 알면서도 편승해 자금을 동원해 시세조종 행위를 용이하게 방조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들은 90여 명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가장·통정매매(서로 짜고 주식을 매매하는 것) 등으로 시세를 조종해 2000원대 후반에 머물던 주가를 8000원대까지 띄웠다는 혐의가 적발돼 검찰에 기소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권 전 회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선고했지만 '전주'인 손씨에겐 주가조작 일당과 공동으로 시세조종에 나섰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런데 이 사건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권 전 회장이 주가조작을 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의 계좌 3개가 활용된 것이 드러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시세조종에 김 여사 계좌 3개가 동원됐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공모 여부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주가조작에 편승해 시세차익을 얻으려 한 것으로 짐작될 뿐이며 시세조종에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검찰은 2심에서 손씨에게 예비적 공소사실로 방조 혐의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검찰은 '정범(범죄를 실행한 사람)이 범행을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런 실행을 용이하게 하는 직간접 행위는 방조에 해당한다'는 대밥원 판례를 근거로 손씨가 공동정범까지는 아니지만 주가조작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방조 혐의는 인정된다고 봤다.
결국 이날 2심 재판부가 손씨의 방조 혐의를 인정하면서 향후 야권을 중심으로 김 여사도 사법처리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