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친문(친문재인)·친명(친이재명)계 의원으로 구성된 '전(前)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재명 대표에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르자 이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고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던 민주당 내 신(新)권력과 구(舊)권력이 검찰 수사 앞에서 연대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9일 국회에서 '전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원조 친명으로 분류되는 김영진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고, 문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 출신인 김영배 의원이 간사를 맡았다. 이 밖에도 대표적 친문 인사인 윤건영 의원과 황희 의원, 이 대표 '대장동 사건'을 변호했던 김동아·박균택 의원 등 총 13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이날 출범식에서 문 전 대통령 사위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영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비상식적인 검찰수사라는 칼을 들이대며 정치탄압의 방아쇠를 당겼다"며 "대책위를 중심으로 문 전 대통령과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정치 탄압에 하나가 돼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위 구성은 문 전 대통령 일가 수사를 두고 친문계와 친명계가 공동 대응하겠단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만나 검찰 수사가 정치 보복의 수단이 되는 현실에 함께 개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는 해당 자리에서 "(김정숙) 여사와 대통령 가족에 대한 현 정부의 작태는 정치적으로도 법리적으로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정치탄압"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는 향후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에 강력 대응하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바로 알리는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날부터 나흘간 진행되는 대정부 질문을 활용해 검찰 조사 비판, 정치 보복 관련 항의 방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3일 새로 출범하는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와도 협력해 당 차원에서 대응을 이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