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우리나라도 농업위성 보유국이 된다. 쌀, 채소 등 주요 식량작물의 재배면적과 생육, 수량 등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농업위성은 스마트 농업 고도화와 새로운 농산업 영역을 창출해 우리나라 농업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6일 방문한 전북 완주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위성센터는 내년 발사될 농업위성의 현업화 준비가 한창이다. 2020년부터 농업위성 개발 사업에 착수한 농진청은 내년 상반기 위성 총조립과 환경시험 등을 마치고 같은 해 하반기 발사를 앞두고 있다.
고도 888km 우주에서 하루에 지구를 14바퀴 돌게 되는 농업위성은 최대폭 120km까지 촬영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춰 약 3일 정도면 한반도 전체를 찍을 수 있다. 그간 쌀과 채소 등의 재배 면적과 생육현황은 사람이 직접 확인하거나 드론 등을 이용했지만 농업위성을 활용할 경우 인력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홍석영 농업위성센터장은 "농업위성이 촬영한 영상은 농산물 수급과 식량정책 수립, 농업 수자원 관리,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항공자료나 드론 등에서 수집한 자료도 위성 자료와 연계해 정밀한 관측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농진청은 디지털 육종 분야에서도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AI(인공지능) 등을 통해 미래 농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육종에서 식물의 유전체·표현체 정보 등을 빅데이터 기반의 딥러닝 AI를 활용해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각 품종의 개체가 갖고 있는 유전적 특성을 파악해 재배환경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 신젠타, 바이엘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서 있는 분야다.
농진청이 2017년부터 운영 중인 표현체 연구동은 스마트온실에 가시광, 근적외선, 형광 등의 센서를 컨베이어 시설과 로보틱 자동화 장비로 구성, 최대 1012개 개체의 촬영·분석이 가능하다.
농진청 관계자는 "표현체 분석시 해외에서는 한개 유전자당 3만 달러, 한개 식물체당 65만원 수준의 경비를 지출해야 한다"며 "국내에서 분석할 시 추산 경비를 7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현체 연구동에서 확보한 각종 자료는 농생명 슈퍼컴퓨팅센터의 슈퍼컴퓨터에 의해 처리된다. 농진청은 지난해 9월 총 사업비 148억원을 들여 슈퍼컴퓨팅센터를 준공했다. 이 곳에는 기상청으로부터 관리전환 받은 슈퍼컴퓨터 2호기가 가동 중이다.
슈퍼컴퓨터의 빠른 처리 속도 덕에 디지털 육종 분석 기간도 단축할 수 있었다. 고추 849자원의 유전변이 분석은 일반 서버 컴퓨터의 경우 27개월이 걸리지만 슈퍼컴퓨터는 2주 정도가 소요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최근 농업 빅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분석 활용애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며 "슈퍼컴퓨팅 인프라에 접근하기 어려운 민간을 위해 국가 주도의 슈퍼컴퓨팅 플랫폼을 보유함으로써 디지털육종, 기후변화와 병해충 예측 등에서 학계, 산업계 등과 공동활용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