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인공지능(AI)·반도체·양자·바이오 등 12대 국가전략기술에 앞으로 5년간 30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과학기술주권 청사진-제1차 국가전략기술 육성 기본계획(2024~2028)'을 확정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정부가 지정한 12대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중장기 비전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범부처 5개년 계획이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시대에 대한 주도적 대응과 국가 역량 총결집을 목표로, 국가 도약을 이끌 3대 주요 정책 과제와 함께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별 중점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현재 3개 내외인 글로벌 선도 기술을 6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12대 분야 R&D는 민간 수요를 중심으로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3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특히 정부가 '3대 게임 체인저'로 지정한 AI·반도체, 첨단 바이오, 양자(퀀텀) 부문의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 관련 혁신 거점과 실증 지원, 초격차 상장특례를 비롯한 기업친화적 제도 개선, 맞춤형 인재 양성도 함께 시행한다.
기술안보 강국을 목표로 관련 역량도 끌어올린다. 이를 위해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가치 공유국과 연구·규범·안보 등 협력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한다. AI 정상회의 등 전략 기술 블록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한다. 기술패권 경쟁의 화두가 될 전략기술을 신속하게 식별·지원·확보하는 데도 나선다. R&D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폐지 등을 단행해 R&D 신속성도 강화한다. 연구 현장의 보안관리 지원을 강화하고, 12대 국가전략기술을 국방 체계에 맞게 구조화한 10대 국방전략기술 중심으로 국방 R&D 선택·집중도 추진한다.
임무 중심 혁신도 속도를 낸다. 초격차 기술 선점과 경쟁력 유지에 직결되는 핵심 사업은 '전략연구사업(MVP)'으로 지정해 집중적으로 지원·관리한다. 과기자문회의에서 수립한 전략기술 분야별 범부처 로드맵의 주요 임무·시한별 목표 달성에 관한 성과관리 체계도 확립할 예정이다.
9월 출범을 앞둔 국가인공지능위원회와 지난해 신설한 양자전략위원회와 등 주요 분야별 최고위 정책기구와 과기자문회의 간 연계·협력 체계를 마련하고, 국론을 수렴할 '전략기술 혁신포럼'을 만들어 산·학·연·관 협업을 강화한다. 글로벌 무대에서 12대 국가전략기술 이슈를 주도할 '한국형 기술안보 싱크탱크' 구축에도 나선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초격차 대한민국 도약을 위해서는 12대 국가전략기술 고도화를 통한 과학기술 주권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범부처와 산·학·연 역량을 결집해 우리나라 미래 성장동력과 기술안보 역량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게 이번 기본계획에 포함된 정책 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