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중소기업대출(중기대출) 잔액이 반년 새 10% 가량 감소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역대급으로 치솟은 가운데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규모를 줄이고 있어서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55조42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 57조2245억원과 비교하면 1조7981억원(3.1%) 가량 급감했으며 지난해 12월과 대비해서는 5조7420억원(9.4%) 빠졌다. 저축은행 기업대출에서 약 4~5%가량 비중을 차지하는 대기업 대출 잔액은 6월 기준 3조2367억원으로 반년 새 8.5%(3013억원)가량 줄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연체율이 치솟으며 저축은행들은 중기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다”며 “대출연장 여부 등도 까다롭게 확인하면서 자연스럽게 규모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6월 대출이 3% 넘게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실적발표가 나오는 분기 말을 맞이해, 부실채권 등을 적극적으로 상‧매각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개인무담보·개인사업자대출 부실채권 1360억원을 6월 공동 매각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중소기업대출에 포함되며 비중은 35%가량 된다. 자영업자들이 주로 빌려 자영업자 대출로도 불린다.
이런 상황 속 개인사업자 대출 또한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말 저축은행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9.66% 수준이다. 연체율은 지난해 말 7.63%에서 2.33%포인트 늘었다. 특히 개인사업자의 경우 다중채무자의 비중이 높은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다중채무자의 경우 연체 우려가 더 높은데, 개인사업자 대출을 낸 사람 중 다중채무자(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차주) 비중은 57%에 달한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의 경우 취약차주가 많아 대출 시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아무래도 보수적으로 대출을 내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