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금값이 최고 수준으로 오르자, 국내 은행권의 실물 금 판매액도 급증하고 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이달 19일까지 팔린 골드바 액수는 151억3801만원에 이른다. 지난달 한 달간의 판매액인 121억2439만원을 넘어 19.9%가량 증가했다.
골드바 판매액이 급증한 이유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국제 금값이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값은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과 오는 9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트로이온스(온스)당 2500달러를 넘어서면서 금괴 1개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0만 달러(약 13억3000만원)를 넘어섰다. 금값은 금리가 낮아지거나 지정학적 긴장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질 때 강세 압력을 받는다.
이에 따라 국내 금값도 지난달 사상 최고가인 46만5000원을 기록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금 한돈(3.75g) 가격은 45만8000원으로 전년 동월(34만9000원) 대비 31.23% 올랐다.
실물 금뿐 아니라 금 관련 투자 상품 수요도 늘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합산 계좌 수는 지난 1월 대비 1만좌 정도 증가했다. 골드뱅킹은 은행에서 금 통장을 만들어 입금하면 은행이 입금액에 해당하는 금을 국제 시세에 맞춰 금 무게로 환산해 적립하는 상품이다.
국제 금값이 상승 흐름을 지속하면서 온스당 2600달러선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만큼 하반기 은행권 내 금 관련 상품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국 등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이 꾸준히 늘어나며 골드바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안전자산 선호도가 올라가고, 금리 인하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어 골드바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