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157조원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양강 체제 속에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순자산총액 10조원을 넘어서며 시장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에서 자산운용사들의 순자산총액(16일 기준)은 157조3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121조5187억원) 대비 29.5% 증가한 수준이다.
자산운용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의 양강 체제는 여전히 굳건했다. 삼성운용은 자산총액 61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운용이 59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운용사의 ETF 순자산총액은 117조455억원으로 전체 중 74.39%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각각 12조3517억원, 10조8975억원 등이 ETF 순자산총액 10조원을 넘겼다. 이 중 한투운용은 연초(5조9415억원) 대비 83.4% 급증하며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다.
시장이 커지며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삼성운용은 펀드 플랫폼 ‘Fun ETF’를 선보였다. 개선된 검색기능과 함께 ETF 매수, 포트폴리오 구성 등 투자자의 ETF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타사 ETF, 공모펀드 도 비교할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주요 선물 지수 실시간 제공, 프리미엄 콘텐츠 제공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올 초 챗GPT 등 인공지능 열풍과 함께 미국 빅테크 호조에 힘입어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ETF’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TIGER 미국나스닥100’ 등 3종 순자산총액이 연초 이후 1조원 증가했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기존에는 없었던 혁신성장형 ETF를 선보이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 미래 신성장 사업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KB운용은 20일 ‘사무라이7’에 투자하는 일본섹터 ETF를 출시한다. 이번 ‘RISE 일본섹터TOP4Plus’는 일본 증시 상승을 주도하는 4개 핵심 섹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골드만삭스가 선정한 일본의 7개 대형주 '사무라이7'을 40% 수준으로 담는다.
사무라이7은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거래량과 수익률, 실적 등을 바탕으로 선정한 일본의 7개 대형 주도주를 가리킨다.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일본 기업인 도요타자동차, 미쓰비시상사, 도쿄일렉트론, 스바루, 디스코, 스크린홀딩스, 어반테스트 등이다.
한투운용은 미국이 9월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투자미국장기국채펀드’ 시리즈에 유입된 개인투자자 자금이 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리츠 ETF에서도 ‘ACE 미국다우존스리츠(합성 H)’가 최근 3개월 수익 11%를 넘어서는 등 수익률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