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3개 국내 증권사의 지난 6월 말 기준 미처분 이익잉여금 누적액은 21조847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말 20조5471억원 대비 1조2999억원(6.33%)가량 늘었다. 1분기 20조4728억원 대비 1조3742억원(6.71%) 증가했다.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가운데 배당이나 상여 등을 통해 지급하지 않고 사내에 축적한 현금을 의미한다.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임직원 상여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다.
최근 1년간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증권사는 대신증권이다. 지난해 상반기 말 4617억3781만원에서 1조136억원으로 5518억8553만원(119.52%) 급증했다. 그 뒤를 DB금융투자가 잇고 있다. 같은 기간 197억5361만원에서 360억4562만원으로 162억9201만원(82.48%) 늘었다.
두 회사를 제외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반대 상황에 직면했다. 현대차증권, SK증권, 다올투자증권은 결손금 누적까지는 아니지만 1년 새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58.83%, 27.51%, 23.45% 감소했다.
상상인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은 상황이 심각하다. 상상인증권은 결손금이 지난해 상반기 말 114억1536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380억9453만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747억5285만원에서 1214억3815만원으로 63%가량 증가했다.
상상인증권의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16억9044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57억3540만원에서 적자 전환됐다. 카카오페이증권은 -196억2458만원으로 같은 기간 -247억5805원에서 손실 규모를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다.
증권사 관계자는 "상반기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중소형 증권사들의 희비가 엇갈린 기간이었다"며 "금융감독원의 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선으로 충당금을 기존 대비 더 많이 쌓아야 하는 등 현금 비축보다는 결손금을 크게 쌓은 회사들이 재무건전성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