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금리를 잇달아 인하하고 있다. 다만 예적금 대비 여전히 높은 금리로 투자자가 몰릴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조달 부담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날부터 발행어음 금리를 내렸다. 개인용 1년 만기인 발행어음 금리는 3.60%에서 3.50%로 낮아졌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날부터 발행어음 금리를 0.10~0.25% 내렸다. 이에 따라 수시·7~30일·31~60일·61~90일물은 0.25% 낮은 2.7%다. 91~180일·181~270일·271~364일물은 3.35~3.55%로 떨어졌다.
NH투자증권은 이달 2일부터 법인 대상 발행어음 271~364일물과 1년물 금리를 3.60%에서 3.55%로 낮췄다. KB증권은 인하하지 않았으나 개인용 1년물 금리는 3.55% 수준으로 금리를 내린 증권사와 비슷하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이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4곳은 자기자본의 200% 한도 안에서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금리를 조정한 건 시중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 금리는 각 증권사가 기준금리와 시중금리 등을 기반으로 결정한다.
금리가 낮아져도 발행어음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증시가 부진한 점도 단기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가 몰릴 수 있다. 현재 시중은행의 예·적금 기본금리는 2.50~3.22%다. 은행은 여러 조건을 달아 우대금리를 적용하지만 발행어음은 우대 조건을 충족할 필요가 없어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다.
발행어음은 예적금 대비 높은 금리로 올해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3분기 34조4405억원에서 올해 3분기 40조3983억원으로 17.42% 증가했다. 국내 증권사가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한 2017년 11월 이후 최대치다.
한국투자증권이 16조4865억원, KB증권이 9조4203억원, 미래에셋증권 7조8921억원, NH투자증권 6조5994억원 순으로 많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3%로 가장 많이 늘었고 한국투자증권(15.52%), KB증권(13.67%), 미래에셋증권(10.48%) 등도 10% 이상 증가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금리 인하는 자금 조달에 긍정적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이자 연간 비용률은 3.4~3.5% 수준이다. 비용률 1%포인트 하락 시 한국투자증권 1618억원, NH투자증권 638억원, 미래에셋증권 782억원의 비용이 개선된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은 1년 단기물이기 때문에 시중금리 영향을 받는데 금리가 상승할 수록 비용도 늘어난다"며 "금리인하 시기가 다가오면서 발행어음 관련 비용이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