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매판매와 고용시장이 기대 이상이라는 지표가 나오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등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4.67포인트(1.39%) 상승한 4만563.06에 거래를 마쳤다.
먼저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상을 뛰어넘은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 증시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1% 오른 7097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월(0.2% 감소)과 시장 예상치(0.3% 증가)를 모두 상회하는 수치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도 2주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에 주식 투자자들이 환호했다. 소매판매는 미 경제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7000명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인 23만6000명을 밑돌았다.
스테파니 로스 울프 리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견고한 소매 판매 및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미국 경제의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며 “경제 모멘텀은 식었지만, 곧장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스콧 렌 웰스파고 투자연구소 수석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상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가까운 미래에 예상되는 금리 인하가 더 나은 경제 성과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금리를 인하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외신 인터뷰에서 9월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의 주요 기술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87% 급등한 5173.38포인트를 기록했다. 반도체지수가 5000포인트를 다시 돌파한 것은 7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와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상승폭이 컸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6.34% 오른 214.14달러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전날 3% 내린 201.38달러에 마감하며 200달러를 간신히 유지했던 테슬라 주가는 이날 205.02달러에 출발해 상승폭을 확대하며 210달러선을 넘었다. 테슬라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21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 1일 이후 2주 만이다.
엔비디아는 전거래일보다 4.05% 급등한 122.86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시총도 다시 3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엔비디아의 시총은 3조220억 달러로 집계됐다.
엔비디아가 급등하자 경쟁업체인 AMD도 4.70% 급등했다. 인텔도 3.78% 올랐고, 마이크론은 6.51%, 대만의 TSMC는 2.35% 상승하는 등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4.40%)을 비롯해 시가총액 1, 2위 애플(1.35%)과 마이크로소프트(1.18%) 등 중 주요 테크 기업 주가 역시 모두 상승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필수 소비재 기업 월마트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내놨다. 월마트는 지난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693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조정 후 주당순이익(EPS)도 0.67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8% 뛰었다.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다. 이런 결과에 월마트는 이날 주가가 6%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