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전 군부대 유치전' 대구의 뜨거운 날씨보다 더 후끈 달아오른다

2024-08-1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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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입지조건·작전성 우위 내세우며 군부대 이전 최적지 주장…전향적이고 유연한 적극적 자세 견지

칠곡군, 6·25 낙동강전투 프리미엄 내세우며 유치전 뛰어들어… 최근 '공용화기사격장' 이전 두고 강하게 반발, 군위군 유치전 참여로 대구시에 중립 요구

군위군, '대구경북신공항'과 함께 군부대 유치해 지역발전의 시너지로 활용

영천시  대구 군부대 유치 군 전문가 초청 시민특강  민간유치추진위원회 현안회의 개최 모습사진영천시
영천시 대구 군부대 유치 민간유치추진위원회 현안회의 개최 모습 [사진=영천시]
지금 대구·경북은 ‘대구 군부대 이전’으로 인해 뜨거운 날씨 만큼이나 그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말까지 이전 예정지를 확정한다는 대구시와 국방부의 로드맵에 따라 군부대 유치를 원하는 지자체들이 잰걸음으로 유치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구시와 국방부는 이전 예정지보다 훨씬 넓은 면적의 ‘공용화기 사격장’ 이전에 필요한 부지를 요구하는 통보를 했다. 이는 이전을 희망하는 지자체들을 적잖이 당황하게 만들었고 이에 따라 유치를 희망하는 각 지자체들은 반발하면서도, 이해득실을 따지는 등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대구광역시 내에는 육군 제2작전사령부, 제50보병사단, 5군수지원사령부, 공군방공포병학교 등 후방작전과 지원 및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부대들이 주둔하고 있다. 대구시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이들 부대들이 대구의 도심권에 자리 잡고 있어 대구시의 도시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대구시는 민선 8기 홍준표 시장이 적극적으로 이전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방부도 호응해 군부대 이전사업이 발 빠르게 추진됐다. 이에 경북 영천시, 칠곡군 등이 이전하는 군부대의 유치를 희망해 와 초장부터 뜨거운 유치전이 펼쳐졌으나 대구시와 국방부 간의 MOU 체결 이후 세부 사항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여러 분야에서 입장 차가 발생해 이전사업이 소강상태에 들어섰다.

군부대 이전을 원하던 각 지자체들의 유치전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으나 최근 대구시로 편입된 군위군이 뒤늦게 군부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대구시와 국방부가 ‘공용화기 사격장 이전’을 군부대 이전과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일방적으로 군부대 이전을 희망하는 각 지자체에 통보함에 따라 각 지자체의 반발과 동시에 군부대 유치전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각 지자체의 대구 이전 군부대 유치에 관한 입장과 유치 현황에 대해 알아보자.
 
영천시  대구 군부대 유치 군 전문가 초청 시민특강 모습사진영천시
영천시 대구 군부대 유치 군 전문가 초청 시민특강 모습 [사진=영천시]

◆천혜의 지리적 요건과 기존 탄약창, 3사관학교 등과 연계해 ‘밀리터리타운’ 조성 꿈꾸는 영천시
 
영천시는 과거 6·25전쟁 시절 보병 제8사단이 북한 인민군 3개 사단을 치열한 접전 끝에 물리쳐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 시간을 벌고 낙동강 전선에서 북한군을 돈좌시키는 데 절대적 영향을 준 ‘영천 대회전’이 벌어졌던 지역이다.

영천은 지형적으로나 군사 전략적으로도 지원부대와 후방작전의 사령부가 주둔하기 적합한 지역이고, 영천이 대구에서 이전하는 군부대의 이전 최적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와 대구도시철도를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을 기반으로 우리나라 3대 도시 중의 하나인 대구시 전역을 1시간 이내 도달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을 기반으로 한 우수한 정주 여건이 군부대에 근무하는 장병들뿐만 아니라 군인 가족들에게 최적의 생활 여건을 제공한다. 또한 영천시와 인접도시에 산재하고 있는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교를 40분 이내 통학이 가능한 우수한 학군이 갖춰져 있어 이전하는 군부대에 근무하는 군인 및 군인 가족들에게 역세권과 우수한 학군을 동시에 제공하는 곳으로 군부대의 이전지로 최적의 지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영천시는 국방부와 대구시 간의 군부대 이전에 관한 협의 과정에서 군인가족 및 자녀들의 정주 여건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대구시 수성구 내에 군인 아파트 700여 가구를 건설하는 것을 수긍하고 현재 핫이슈로 등장한 ‘공용화기 사격장 이전’에도 무조건적인 반대를 지양하며 국방부와 대구시의 입장을 먼저 듣고 결정한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영천시가 대구 이전 군부대 유치를 갈망하는 것은 △군부대 유치로 인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군인 및 군인가족 등 유입되는 인구로 인해 인구증가의 효과를 꾀할 수 있으며, △이들 인원이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제대로 된 ‘밀리터리타운’을 조성해 도시이미지를 제고한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군부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사진칠곡군
김재욱 칠곡군수 [사진=칠곡군]
◆칠곡군, 6·25 당시 격전지라는 지역적 메리트를 무기로 군부대 유치전에 뛰어들어
 
칠곡군은 6·25전쟁 당시 풍전등화 같은 나라의 운명을 칠곡에서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해 밀려오는 북한군을 저지해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반격의 기틀을 마련한 호국의 고장으로, 대구시에서 이전하는 군부대를 칠곡에 유치하겠다는 명분을 가지고 군부대 유치 전에 뛰어들고 있다.
 
칠곡군은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고(故) 백선엽 장군과 그 유족들까지 동원해 호국의 고장에 맞는 스토리텔링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호국 관련 공원을 조성하고 백선엽 장군을 비롯해 6·25전쟁 당시의 인물들을 형상화한 동상을 제막하는 등 역사적 당위성에 호소하는 유치전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칠곡군은 경쟁 지자체인 영천시에 비해 작전 개념상 후방 지역 작전을 지휘하는 사령부와 보급을 총괄하는 보급 사령부가 위치하기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군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더구나 이번 대구시와 국방부의 기습적인 ‘공용화기 사격장’ 이전 통보에 대해 지난 11일 김재욱 칠곡군수가 대구시 홍준표 시장의 중립을 요구하는 등 날카롭게 응수하는가 하면 대구시 수성구에 들어설 군인 아파트에 대해서도 영천시와는 달리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앞줄 가운데와 칠곡군 관계자들이 군부대 유치와 관련된 포퍼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칠곡군
김재욱 칠곡군수(앞줄 가운데)와 칠곡군 관계자들이 군부대 유치와 관련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칠곡군]
◆군위군, 대구경북 신공항과 함께 이전하는 공군 비행장과 연대해 군부대 유치전에 뒤늦게 뛰어들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유치과정에서 경북에서 대구시로 행정구역이 변경된 군위군은 통합 신공항과 같이 이전하는 ‘군 공항’에 이전하는 군부대들을 유치해 지역발전에 시너지를 발생시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군부대 유치전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군위군은 신공항 유치전에서 우여곡절 끝에 인근 지자체인 의성군과 공동으로 공항을 유치하게 됐다. 그러나 신공항의 유치만으로는 지역 발전의 성장동력으로 삼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대구 도심에서 이전하는 군부대들을 유치해 지역 발전의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러나 이번 군위군이 유치전에 합세한 것을 두고 이미 먼저 군 부대 유치를 신청한 지자체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군위군이 대구시의 기초지자체로 대구시가 군부대 이전 결정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대구시의 일방적인 군위군 편들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지자체들은 이 문제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급기야 지난 11일에는 김재욱 칠곡군수가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중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따라서 군위군이 이번 유치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고 할 수 있다.

군위군은 이전 군 공항과 더불어 이전하는 군부대를 하나로 묶어 군위군 발전의 발판으로 삼아 도약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군부대 이전에 관한 문제 하나하나가 모두 스포트라이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지금 대구시와 국방부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군부대 이전에 관한 지역의 시선 또한 곱지 않다. 대구시에 사는 6·25 참전 퇴역 군인 K씨는 “군부대 이전에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군 작전성이다. 전략적으로 유리한 장소에 군부대가 이전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다음이 지역 발전 등 ‘반사적 이익’도 고려하는 것이 순서다”라며 “이번 군부대 이전은 상식 선상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50사단의 경우 현 위치에 이전한 것이 20여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군 작전적인 요구가 아닌 개발 논리에 군이 희생한다는 모양새로 비쳐 먹고사는 문제에 생존의 문제가 희생당하는 느낌이다. 제2작전사령부의 경우에도 복잡한 작전적인 고려사항 때문에 이전  시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된다는 의견도 있어 꼭 이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기왕 이전하려면 개발 논리와 부차적 이유에 연연하지 말고 정말로 국가와 지역의 안보에 적합한 장소에 이전했으면 한다. 그리고 이전을 신청한 지자체도 군부대 이전으로 인한 달콤함만 취하지 말고 이전으로 불편한 부분도 인용하는 ‘포괄승계’ 방식의 이전을 수용해야 한다”고 하며 강한 어조로 대승적인 사고와 결정을 당부했다.
 
한편 ‘대구 이전 군부대 유치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공용화기 사격장’은 현재 경주시 안강읍에 위치하고 지금도 운용되고 있으나 대규모 주거지인 산대 지구와 인접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어 안전의 필요성과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돼 온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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