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27개월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상여금 등 '특별급여'가 크게 늘어나면서 경기 정황을 반영하는 실질임금의 증감률이 플러스로 전환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6월 근로통계조사(속보치, 5인 이상 사업체)에 따르면 명목임금에서 물가변동 영향을 뺀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했다.
앞서 5월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하면서 사상 최장 기간인 26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역성장 기록을 이어왔다. 실질임금이 그만큼 오랜 기간 감소했다는 것이다. 당시 하야시 마사요시 관방장관은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을 강력하게 추진해 임금이 오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긍정적인 인식을 사회 전반에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명목임금을 나타내는 1인당 현금급여 총액은 4.5% 증가한 49만 8884엔(약 471만 2000원)이었다. 2022년 1월 이래 30개월 연속 늘었다. 6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3.3% 상승했지만, 명목임금이 이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2024년 6월 실질임금지수는 143.0이었으며, 2023년 12월은 166.5로 나타나 상여금 지급이 있는 달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현금 급여 총액 내역을 보면, 여름 상여금 등을 포함한 '특별지급 급여'가 7.6% 증가한 21만 4542엔(약 202만 6400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기본급을 나타내는 소정내 급여는 2.3% 증가한 26만 4859엔(약 250만 1650원)이었다. 증가는 2년 8개월 연속, 증가율은 29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2024년 춘계 노사교섭(춘투)에서 기본급을 올리는 베이스업(기본급 인상)과 정기승급을 합친 평균 임금인상률은 전년 대비 1.52%포인트 오른 5.1%로 33년 만에 5%를 넘어섰다. 소정내 급여의 높은 증가율은 춘투를 반영한 것이지만, 6월 기본급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을 아직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현금 급여 총액을 근로 형태별로 보면 정규직 중심의 전일제 근로자는 4.9% 증가한 66만 4455엔(약 627만 5910원), 최저임금 인상 등을 배경으로 시간제 근로자는 5.7% 증가한 12만 1669엔(약 114만 9200원)을 기록했다. 정규직 기본급은 2.7% 증가해 비교 가능한 1994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산업별 현금급여 총액 증가율이 가장 큰 업종은 생활 관련 서비스업으로 11.7% 증가했고, 금융·보험업이 11.0%로 그 뒤를 이었다. 감소율은 광업·채석업(9.4% 감소), 부동산업·물품임대업(5.8% 감소) 순으로 컸다. 모두 여름 상여금 증감이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