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양궁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5개를 싹쓸이하며 대업을 달성했다. 이에 대한양궁협회장이자 재계 3위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다. 반면, 대한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몽규 HDC 회장은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와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 그리고 축구협회의 내부 논란으로 인해 계속된 질타를 받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1985년부터 2005년까지 대한양궁협회 회장을 맡았던 정몽구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협회장 자리를 20년째 이어오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자동차 개발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 등을 활용하여 양궁 훈련 장비와 훈련 기법을 발전시켰다. 또한 경기장과의 동선을 직접 걸어보며 숙소 선택 및 보양 특식 준비, 전용 숙소와 훈련장을 마련해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세심히 배려했다.
보상도 후하다. 앞서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개인전 금메달에 3억원, 단체전 금메달에는 2억원의 포상금을 책정하고, 선수들에게 그해 출시한 신차도 제공했다. 그의 ‘을(乙)의 리더십’은 경기 직후의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났다. 정의선 회장은 “선수들이 워낙 잘해서 묻어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운이 좋은 것 같다”며 “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실력만으로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을 통해 10년 연속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이는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양궁에서는 축제 분위기가 감돌지만, 축구는 팬들 사이에서 계속된 비판을 받고 있다. 1988년 서울부터 2020년 일본 도쿄까지 9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기록을 가진 남자 축구팀은 이번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축구는 지난해 국가대표팀 클린스만 감독 선임과 올해 신임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선임 문제로 큰 논란을 빚어 축구 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는 축구협회 회장직 4연임에 도전 중인 정몽규 회장이 축구 팬들의 분노를 사기 위해 최근 출간한 책 '축구의 시대'에서 클린스만 감독을 옹호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대한축구협회 해체에 대한 국회청원이 5만명을 넘어서며 청문회 개최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청문회가 개최될 경우 정 회장 체제에서 불거졌던 각종 논란들이 이슈화되면서 축구협회는 물론 정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더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한 축구 팬은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 학력과 인맥에 의존한 공정하지 않은 선수 선발 등은 수십년간 해결되지 않은 축구협회의 고질병"이라며 "절차상의 문제를 무시하고 위계와 권력을 행사하여 선임 결정을 내렸다는 의혹에서 정몽규 회장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