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목소리를 더욱 분명히 표출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내 결심을 지금 알리는 게 적절한 것 같다. (대통령으로) 선택될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이 되는 것을 거부하겠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1796년 9월 고별 연설(Farewell Address)을 통해 이같이 3선 포기를 선언했다. 그의 권력 이양은 미국 초기 민주주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결정으로 꼽힌다. 워싱턴은 주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사익 및 정치 파벌보다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며 3선 출마 권유를 거절했다.
34대 대통령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1951년 대통령 임기를 2기로 제한하는 개헌에 원칙적으로 반대했지만 결국 이를 수용하고 리처드 닉슨과 존 F. 케네디가 대통령직을 두고 경쟁하는 길을 열었다. 그리고 1961년 43세에 최연소로 대통령에 오른 케네디는 취임 연설에서 선언했다. “횃불이 새로운 세대로 넘어왔다”고.
그 횃불은 지금도 타오르고 있다. 2024년 7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조 바이든(81)은 다시 횃불을 언급했다. 그는 “새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 전진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다”며 재선 도전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 집무실에 초상화가 걸린 워싱턴과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등 미국 역대 대통령들을 언급했다. 그리고 바이든은 “나는 이 직책을 존중하지만 내 조국을 더 사랑한다”며 횃불을 다음 세대로 넘겼다.
대통령직은 바이든의 평생 야망이었다. 그는 44세이던 1988년에 처음 대권에 도전했고 이후 32년이 흐른 2020년에야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리고 2024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용기를 냈고 국가를 위해 횃불을 넘기기로 결심했다. 이는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하고도 불복을 외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갖추지 못한 자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