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전국 빌라(다세대·연립) 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올 들어 서울 빌라 시장의 회복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실수요가 높은 서초·송파 일대와 재개발 활성화 수혜지로 꼽히는 광진구 등의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서울 빌라 매매 가격도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매수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빌라 매매 거래량은 1만1726건을 기록해 전년 동기(9306건)와 비교해 26%가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빌라 매매거래 증가폭(11%)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빌라 매매거래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빌라 가격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5월 0.03% 상승하며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서울 빌라 가격은 6월에는 전월 대비 0.12% 오르며 2021년 12월(0.25%)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올해 서울에서 빌라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자치구는 서초구, 송파구, 광진구 등의 순으로, 강남권에 이어 강북권 일대 빌라 밀집 지역들의 거래량도 같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서초구는 올해 1~5월 447건의 빌라가 거래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8% 가까이 거래량이 늘었고, 송파구도 같은 기간 빌라 거래가 392건에서 684건으로 74.5% 증가했다.
서초구의 경우 일부 지역의 모아타운 추진 움직임이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송파구 역시 청년층의 주거 수요 확대와 함께 지난해 11월 잠실동 내 상업·업무 및 빌라 등의 토지거래허가 해제 여파로 거래 숨통이 트였다는 분석이다.
송파구 송파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아파트 거래가 되살아났고 금리 인하 기대감 영향으로 잠실동뿐만 아니라 송파동 등을 중심으로 저가 빌라 매입 문의와 수요가 늘었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물이나 역세권 인근 빌라가 우선 소진되고 있는데, 추세상 연말까지는 거래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3월 서울시가 강북 일대 재개발 사업 지원을 위해 내놓은 ‘재개발·재건축 2대 사업지원’ 방안 영향으로 광진구와 강서구 일대 빌라 매매 거래도 늘어나고 있다. 광진구의 경우 올해 1~5월 706건의 빌라가 거래되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거래량이 52.4% 올랐고, 전세사기 여파가 컸던 강서구도 같은 기간 거래량이 31.5% 증가하며 은평구와 함께 거래량이 1000건을 넘겼다.
빌라를 전문으로 하는 광진구 중곡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아직까지는 실수요 중심으로만 거래가 꾸준히 되고 있다”며 “아무래도 7호선 역세권 지역이라 입지는 좋아 기존부터 수요층은 두터운 곳이다. 사업 추진 시에도 가장 먼저 탄력받을 곳이라 올해부터 매매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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