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형 국유은행인 공상은행을 비롯해 농업·중국·건설·교통은행 등 5대 국유은행이 일부 예금상품의 금리를 내렸다. 최근 중국의 대출 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압박을 완화하고 내수를 진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25일 새벽 중국 공상은행은 웹사이트를 통해 2년 이상 예금상품 금리를 20bp(1bp=0.01%포인트)씩 인하하고, 1년물 이하 정기 예금상품 금리는 10bp씩 인하한다고 밝혔다. 요구불 예금 금리도 5bp 인하했다. 이로써 2·3·5년물 예금상품 금리는 각각 1.45%, 1.75%, 1.8%로 내려갔고, 3·6개월 및 1년물 예금상품 금리도 1.05%, 1.25%, 1.35%로 낮아졌다.
중국 은행권이 예금금리를 인하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중국 은행권은 지난해에만 세 차례에 걸쳐 예금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실질적인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면서 커진 은행권 수익성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됐다. 예금금리를 낮추면 은행 자금조달 비용도 낮아져 대출금리 하락 압박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년물, 5년물 LPR을 각각 10bp씩 인하했다. 이로써 현재 LPR 금리는 1년물 3.35%, 5년물 3.85%로 낮아진 상태다. 인민은행은 앞서 2월에도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5년물 LPR금리만 25bp 인하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2022년부터 이달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LPR을 낮췄다.
인민은행이 잇달아 LPR을 내리면서 은행권 예대마진(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것)이 쪼그라들어 은행권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현재 사상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시중은행 순이자마진은 평균 1.54%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4%와 비교해 0.2%P 하락했다. 은행 순이자마진은 현재 9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역사적 저점까지 하락한 상태다.
또 예금금리 인하는 은행에 저축된 자금을 소비나 투자로 유도해 내수를 진작할 수 있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최근 중국 경기 불확실성 속 중국인들이 소비와 투자를 줄이고 안전자산인 예금을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진 가운데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 속 중국이 올해 하반기 한 차례 더 LPR을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은행권 예금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는 최신 18명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인 10명이 올해 하반기 중국이 LPR을 10bp 이상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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