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만에 인하하는 등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 완화에 나선 모습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LPR(대출우대금리) 1년물 금리를 기존의 3.45%에서 3.35%로, 5년물 금리를 기존의 3.95%에서 3.85%로 각각 10bp(1bp=0.01%포인트)씩 내린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날 LPR 인하에 앞서 공개시장조작(OMO)을 통해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도 기존의 1.8%에서 1.7%로 0.1%P 인하했다. 지난해 8월 7일물 역레포 금리를 0.1% 인하한 이후 11개월 만이다. 역레포 금리는 중앙은행이 국채를 담보로 금융기관에게 빌려주는 단기 정책 금리다. 인민은행은 성명에서 "공개시장 조작 메커니즘을 최적화하고 경제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늘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인민은행은 그동안 LPR을 중장기 정책 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와 연계해 인하 여부를 결정했으나, 앞으론 MLF 금리 대신 단기 정책금리인 역레포 금리와 보조를 맞춰 운영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지난 18일 1년 만기 MLF 금리는 동결했다.
지난달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도 단기 정책 금리인 역레포 금리를 주요 정책 금리로 삼아 유동성을 관리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시장은 이를 인민은행이 앞으로 LPR을 MLF 금리보다 공개시장조작 금리과 연동해 운용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인민은행은 20일부터 매달 LPR 발표 시간도 금융시장 운용 시간과 보조를 맞춰 기존의 9시 15분에서 9시로 앞당기기로 했다.
사실 중국이 2분기 썩 좋지 않은 경제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시장에서는 이달 LPR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4.7%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4.9%, 4분기 5.2%, 올해 1분기 5.3%로 성장세를 이어오다가 갑작스레 고꾸라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6월 소비, 생산, 투자 지표도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 중국 하반기 경제 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번에 중국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미중 금리차가 한층 더 벌어져 위안화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에는 연준이 사실상 9월에야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세레나 저우 미즈호 증권 중국 수석 경제학자는 블룸버그에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역외 시장에서 위안 달러 환율은 장중 7.29위안 대까지 치솟으며 달러당 7.3위안에 육박하고 있다. 위안 달러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당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단 이야기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3% 올린 7.1335위안으로 고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