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도전을 포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후보직 사퇴 결정은 세대 교체를 통해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유력 주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새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 전진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다"며 "그것이 우리나라를 통합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50년 이상 이 나라를 위해 봉사한 것은 제 인생의 특권이었다"면서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민주주의를 구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없다. 여기에는 개인적 야망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11분간 진행된 이날 연설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 사퇴를 결정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대안 후보로 내세우고 난 이후 첫 공개석상 발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경험이 풍부하고, 강인하며, 유능하다"며 "이제 선택은 여러분, 미국 국민에게 달려 있다. 여러분이 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위대함은 왕과 독재자가 통치하지 않고 국민이 통치한다는 데 있다"면서 "역사가 여러분의 손에 있고, 권력이 여러분의 손에 있으며, 미국의 이상이 여러분의 손에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건강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으며 남은 임기 동안의 국정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퇴임까지) 6개월 동안 나는 대통령으로서 내 일을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공화당 측에서 제기한 대통령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는 가정들을 위해 (생활) 비용을 계속 낮추고 우리의 경제를 계속 성장시킬 것"이라며 자신의 남은 소임을 거론한 뒤 "나는 투표권부터 선택권까지 우리의 개인적 자유와 시민의 권리를 계속해서 수호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첫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말을 더듬거나, 문장의 끝을 맺지 못하는 모습 등 인지력과 건강 저하 의혹을 불러일으키면서 당 안팎의 사퇴 압박을 받았다. 더욱이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사건 이후 지지율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전격 대선 후보 사퇴를 발표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대안 후보로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