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행성 폭우’가 올여름 장마의 특징으로 꼽힌다. 취약 시간대인 밤에 비가 시간당 1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지하주차장이 잠기는 등 차량 침수피해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발생한 집중호우·장마 등에 따른 차량 피해 규모는 173억8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침수 또는 낙하물에 의해 발생한 차량피해 1900건을 모두 합친 규모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수도권에 영향을 미치면 차량 침수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車보험 손해율과 직결…손보사, 여름철 비상팀 운영
삼성화재는 침수예방 비상팀을 운영하고 있다. 비상팀은 위험 지역에서 침수예방 활동을 벌이고,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고객 동의를 받아 침수위험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킨다. 올해도 상습침수지역 93개, 둔치 주차장 281개 등 침수 예상 지역 목록을 뽑아 수시로 순찰하고 있다.
KB손해보험도 ‘혹서기 비상대응 프로세스’를 통해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의 고객에게 차량 대피를 안내하고 침수 예상 지역 순찰에 나서고 있다. 신속하고 원활한 보상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비상지원 인프라를 투입하고, 비상캠프도 운영한다.
업계는 최근 금융당국과 공조를 통해 ‘긴급대피 알림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보험사 직원 등이 침수위험 차량을 발견했을 때 차량번호만 알아도 차주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할 수 있다. 다만 문자를 받은 차주는 우선 자신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인지를 확인한 뒤 차량을 안전지역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자체적인 노력 외에도 차주들에게 위급상황에서의 대처법을 안내하거나 침수 예방을 위한 인식개선 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물웅덩이를 어쩔 수 없이 통과해야 할 때는 시속 10~20㎞로 천천히 운행해야 한다. 이때 중간에 차를 세우면 엔진이 멈출 수 있으므로 한 번에 통과하고, 물웅덩이를 지난 이후 서행하면서 브레이크를 여러 번 가볍게 작동시켜 부품이 마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운전자들은 배수로 정비, 지하주차장 물막이판 구축 등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차량 침수사고 예방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지난 5년간 발생한 차량침수 사고 중 59.5%가 주차 중 발생한 만큼 주차장이 침수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서울에서 침수 가능성이 큰 구역의 공동주택 13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물막이판이 설치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2022년 침수피해가 발생했지만 여전히 물막이판 설치가 이뤄지지 않은 곳도 2곳 발견됐다.
중고차 살 때 ‘침수차’ 가능성…‘카히스토리’로 미리 확인해야
집중호우 기간 이후 중고차를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침수 이력이 있는 차량을 구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차량 내 첨단기능을 탑재한 전자장치가 늘어난 만큼 침수 차량이 기능 고장이나 오작동 등을 일으켜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침수로 인해 전손된 차량은 30일 내로 폐차해야 한다. 다만 부분적인 손해가 발생한 차량은 거래가 가능하다.
따라서 보험개발원은 ‘카히스토리’를 통해 침수 차량 조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다만 자차보험에 가입되지 않았거나 보험 처리를 하지 않았다면 침수 차량이어도 조회가 어렵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의 인명과 재산피해 예방을 위한 공익적 서비스를 계속 발굴하고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