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용 D램으로 용도를 확장할 수 있는 LPDDR5X D램 메모리 시장에서 최고속도를 구현해 '초격차' 기술력을 입증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1위 대만 미디어텍과 업계 최고 속도인 10.7Gbps(1초당 전송 가능 기가비트 단위)로 LPDDR5X D램 동작 검증을 완료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둔 미디어텍의 최신 플래그십 모바일 AP '디멘시티9400' 시리즈에 LPDDR5X D램 기반 16GB 패키지 제품 검증을 완료했다.
LPDDR D램은 저전력에 특화된 D램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등 전력효율성이 관건인 IT 기기에 주로 탑재되며,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 기기에 적합하다. 온디바이스 AI에는 빠른 속도와 낮은 전력 소모가 중요한데 이러한 특징을 가진 LPDDR5X가 이상적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모바일 D램 1위를 지키고 있는 강자로 지난 2021년 업계최초 14나노 공정 기반 LPDDR5X D램을 개발했으며, 꾸준히 동작 검증 속도를 높여오고 있다.
최근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과 노트북, 서버 등 고성능 AI 기기 시장 확대에 따라 LPDDR 등 모바일 D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면서 삼성전자의 주력 고객인 애플과 퀄컴이 삼성전자의 LPDDR5X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디어텍도 자사 주력 모바일 AP인 '디멘시티' 시리즈의 전반 성능을 끌어올리고자 삼성전자와 협력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미디어텍과 퀄컴, 애플 3대 AP 업체 모두 삼성전자만 바라보게 된 셈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퀄컴과 손잡고 퀄컴의 주력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시리즈에서 LPDDR5X D램 8GB 패키지를 탑재해 8.5Gbps 속도의 LPDDR5X 성능을 검증한 바 있다. 애플도 '아이폰15' 시리즈까지 LPDDDR5를 고수했으나,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둔 '아이폰16'시리즈부터는 LPDDR5X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삼성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자 다양한 모바일AP 설계기업들과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모바일 AP 뿐만 아니라 △AI 가속기 △서버 △고성능컴퓨팅(HPC) △오토모티브 등 LPDDR D램 메모리 응용처를 늘릴 계획이다.
JC 수 미디어텍 수석 부사장은 "삼성전자와의 협업으로 미디어텍의 디멘시티에 삼성전자의 10.7Gbps LPDDR5X를 탑재해 업계 최초로 동작 검증에 성공했다"며 "앞으로 최신 칩셋으로 배터리 성능을 최대화하고, 더 많은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 부사장은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로 LPDDR D램의 응용처가 모바일에서 서버 등으로 확장될 것이다"며 "삼성전자는 고객과 협력해 온디바이스 AI 시대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며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