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절반' 서울 신혼 장기전세주택Ⅱ 300가구 첫 공급··· 월 974만원 벌어도 신청 가능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신혼부부 위한 장기전세주택Ⅱ(SHift2) 공급'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e-mail]]

서울시가 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위해 신설한 '장기전세주택(시프트·SHift) Ⅱ'의 첫 공급에 나선다. 시는 이달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300가구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만 1000가구 이상을 공급할 방침이다. 아울러 부부 소득기준 완화와 가점 제도 개선을 통해 혜택 범위를 확대하고, 아이를 낳은 신혼부부의 경우 소득·자산과 관계없이 거주 기간도 연장키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서울시청 청사에서 진행된 기자설명회에서 “아이를 낳으면 전세주택이 곧 자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를 통해 신혼부부 소득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가점 제도를 새롭게 도입해 기존과는 다른 파격적인 주거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어 “최장 20년 동안 안정적으로 전세에 거주하며 재원을 마련해 자가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에서 향후 제도 이름도 ‘20년 전세 자가주택’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장기전세주택 Ⅱ는 출산·결혼을 계획 중인 신혼부부에게 안정적인 주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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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우선 이달 23~24일 신혼부부 또는 예비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올림픽파크포레온 장기전세주택Ⅱ 입주 신청을 받는다. 전용면적 49㎡ 150가구(무자녀 가구)와 59㎡ 150가구(유자녀 가구)를 모집하며, 이번에 당첨되는 신혼부부 300가구는 오는 12월 초 입주를 시작하게 된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장기전세주택의 면적별 전세보증금은 전용면적 49㎡의 경우 3억5250만원, 59㎡는 4억2375만원으로 시세 대비 50% 싼 가격에 입주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특히 시는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통해 지난 5월 공개한 ‘저출산 대응 신혼부부 주택 확대방안’보다 더욱 완화된 선정기준을 이번 전세주택 공급에 적용한다.

신혼부부 소득기준의 경우 △전용 60㎡ 이하는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120% 이하(맞벌이 가구 180%) △60㎡ 초과는 가구당 월평균 소득 150% 이하(맞벌이 가구 200%)로 대폭 완화했다. 전용 60㎡ 이하만 공급되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무자녀 맞벌이 신혼부부 기준으로 월평균 소득 974만원인 가구까지 신청이 가능해졌다.
 
시는 아울러 20~30대 초반 신혼부부의 입주 기회 확대를 위해 무주택기간 가점은 폐지하고 △서울시 연속 거주기간 △청약저축 납입 횟수로 가점을 부여해 입주자 선정 기준을 수정했다.

여기에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의 면적 기준과 별도의 면적 기준을 적용해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도 올림픽파크포레온 49㎡형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고액자산 보유자의 입주를 막기 어렵다는 맹점을 보완키 위해 ‘총자산’ 기준도 도입해 총자산 6억5500만원 이하 가구가 장기전세주택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출산 가구에 대한 지원도 대폭 강화했다. 자녀 한 명만 출산하더라도 소득·자산 증가와 관계없이 재계약(2년 단위)이 가능하다. 올해 5월 발표한 출산 가구 인센티브도 그대로 적용해 1자녀 출산가구에 대해 거주기간을 기존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하고, 2자녀 출산가구의 경우 해당 주택을 시세보다 10%, 3자녀 가구는 20%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서울시는 다음 달 광진구와 송파구, 은평구 등 288가구에 대한 모집공고를 진행하고, 오는 12월에도 500가구를 추가 모집해 하반기 총 1000가구 이상을 장기전세주택 형태로 공급할 방침이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2026년부터 전세임대 등을 포함해 매년 4000가구 이상을 공급해 신혼부부 주거 안정 지원에 나서겠다”며 “중앙정부와 협의를 통해 폐교 등 가용용지 발굴과 확대방안을 수립해 하반기에 추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 시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이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서울시의 경우 신혼부부가 해마다 약 3만6000쌍이 나오는데, 연간 4000가구가 적은 물량은 아니라고 본다”며 “정부 지원이 있을 경우 더 많은 분야에서 더 빠른 속도로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