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채상병 특검법' 재차 거부권 행사…"실체적 진실 밝혀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 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또다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취임 후 15번째며, 제22대 국회 들어서는 처음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전자 결재 방식으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다 사망한 해병의 안타까운 순직을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악용하는 일도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면서 "다시 한번 순직 해병의 명복을 빌며, 유족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 5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68명 중 찬성 168명으로 가결됐다. 윤 대통령은 이 법이 국회에서 정부로 이송된 지 14일 만인 그달 21일 법 정신과 특검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고,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22대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수정된 특검법은 특검 추천 권한을 거대 양당에 국한하지 않고 비교섭단체까지 확대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 특검법은 이달 4일 본회의에서 총투표수 190표 중 찬성 189표, 반대 1표로 가결됐지만, 윤 대통령은 정부 이송 이틀 만인 이날 재차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특검법 재의 요구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여당에서도 요청이 있었고, 위헌성이 더 강화된 특검법안이 넘어왔기 때문에 재의 요구를 결정하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 결과도 윤 대통령이 신속히 재의 요구를 결정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북경찰청은 전날 채 상병이 소속됐던 포병여단장을 포함한 현장 지휘관 6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고발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3명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으로 판단해 불송치 결정했다.
나경원 "문자 무시, 정치 미숙"·한동훈 "여사 사과 의사 없었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9일 열린 첫 TV토론회에서 당권 주자들은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두고 격돌했다.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지난 1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당정 갈등 국면에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후보가 사과 의사를 밝힌 김 여사 문자를 무시했다는 논란을 부각했다.
나 후보는 “문자 원문을 보면 김 여사가 사과 의사를 명백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공적·사적을 떠나 당사자 의사가 제일 중요한데 당사자 이야기를 듣지 않고 소통을 단절하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 미숙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후보가 이를) 당무 개입, 국정농단에 비유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영부인이 문자를 보내왔다는 것을 공적 통로로 (대통령실에) 말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는 “당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공개적인 지적을 한 상태였고, 대통령실에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달하고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여사가 사과의 뜻이 없다는 확실한 입장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적인 연락으로 답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너무 명확했고, 그래서 나에 대한 초유의 사퇴 요구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후보는 “당시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면 왜 아무 말 안 했는가”라고 되묻자 나 의원은 “내가 왜 아무 말도 안 했는가. 분명히 CBS 토론회에 가서 이야기했다”고 맞받아쳤다.
윤 후보는 김 여사 문자와 관련한 한 후보의 입장이 매번 달라진다며 “피의자가 그렇게 말을 바꾸면 구속영장 바로 때려 버린다”고 꼬집었다.
이에 한 후보는 “말을 바꿨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그 상황에서 사적인 연락에 응했다면 더 문제가 된다. 더 심각한 악몽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한 후보는 “여사님께서 아직도 사과를 안 하고 계시다”라고도 했다.
한 후보는 자신이 지난 총선에서 가족과 공천을 논의했다는 원 후보의 주장을 거론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 “어떤 가족이고 어떤 공천에 개입했다는 것인지 말해달라”며 “누군지 말 못 하고 근거 없으면 여기서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다툼을 중단하고 정책과 비전 경쟁을 시작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언급을 중단하겠다”고 맞섰다.
한 후보는 “가장 가까운 가족, 인척과 공천 개입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내용이고, 관련 기사가 200개 이상 났다”며 “여기서 비긴 것으로 하자? 이것은 안 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원 후보는 “선관위에 약속했기 때문에 협조하겠다는 것”이라며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것 아니다. 더 이상 언급 안 하겠다”고 했다.
노동계 1만1200원 vs 경영계 9870원…최저임금 수정안 제시
내년도 최저임금을 논의하고 있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저임금 요구액 1차 수정안으로 시간당 1만1200원과 9870원을 각각 제시했다.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사용자위원들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9차 전원회의에서 최초 요구안 제시 후 논의를 거쳐 이같은 수정안을 내놓았다.
앞서 노동계는 시간당 1만2600원, 경영계는 9860원으로의 동결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 대비 1400원을 내렸고, 경영계는 10원을 내렸다.
노동계의 수정안은 올해 최저임금 대비 13.6%, 경영계 수정안은 0.1% 인상한 안이다.
의대교수들 "전공의 처분 철회는 '꼼수'···원점 재검토해야"
의과대학 교수들이 정부의 전공의 행정처분 철회 방침은 ‘꼼수’라고 지적하며 행정명령 자체를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가톨릭의대 등 전국 34개 의대 교수들은 9일 공동 성명을 통해 “정부는 여전히 행정처분 ‘취소’가 아닌 ‘철회’를 말하고 있다”며 “정부의 사직 수리 금지 명령과 업무 개시 명령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조치였다. 철회라는 꼼수 대신에 지금이라도 취소하는 게 맞다”고 했다.
전날 정부는 모든 전공의에 대해 복귀와 상관없이 행정 처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복귀 전공의와 사직 후 올해 9월 수련에 재응시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수련 특례를 적용하겠다 했다. 또 ‘사직 전공의의 1년 내 동일 과목·연차 응시 제한’ 지침을 완화하고, 원활한 신규 전문의 배출을 위해 추가 시험도 검토하기로 했다.
교수들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은 취소되고, 전공의들의 사직 시점도 의료공백 사태가 시작된 2월께로 인정해주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 특례에 대해서는 “현 사태를 임기응변으로 땜질해보겠다는 의도가 보이며, 전문의 시험도 마음대로 추가하겠다는 끝없는 미봉책에 아연실색했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편법 대신 근본적인 대응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2025학년도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에 대해 전공의·학생들과 제로베이스(원점)에서 진심으로 대화해보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서학개미 보유 1등 테슬라… 일론 머스크 "똑똑한 사람들"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미국 증시에 투자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으로 알려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평했다.
9일 엑스(전 '트위터') 계정 '테슬라코노믹스'가 태극문양 자리에 테슬라 로고를 합성한 태극기 사진과 함께 "테슬라는 현재 한국인들이 보유한 주식 1위(&TSLA is the #1 stock held by Koreans today)"라는 메시지를 올리자, 머스크 CEO가 이 메시지에 "똑똑한 사람들(Smart people)"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테슬라는 보관금액을 기준으로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 종목이다. 지난 5일 기준 테슬라 보관금액 규모는 150억 달러(약 20조7000억원)로 1위다. 상반기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를 이끈 엔비디아가 132억 달러(약 18조2000억원)로 2위다.
이달 첫날까지만 해도 엔비디아가 보관금액 규모 기준 1위였지만, 2일부터 테슬라가 1위를 차지하고 엔비디아가 2위로 밀려났다. 테슬라는 지난 5월 말 엔비디아에 밀려나기 전까지 지난 4년간 보관금액 규모 1위 종목이었다. 테슬라 주가가 6월 말부터 급등하면서 엔비디아 보관금액 규모를 테슬라가 추월했다.
테슬라 주가는 부정적인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요와 1분기 저조한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 등이 맞물리면서 상반기 내내 하락세를 그렸다. 올해 1월 2일 종가 기준 248.42달러에서 4월 22일 142.05달러까지 추락했고, 이후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지만 6월 28일까지 200달러를 회복하지 못했다.
테슬라 주가는 6월 24일 182.58달러를 기록한 뒤 25일부터 이달 8일까지 9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 2일 발표한 2분기 보고서에 담긴 44만4000여대 차량 인도량 실적이 전 분기 대비 15% 증가했고 43만8000여대로 예측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으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해석된다.
檢, 'SM엔터 시세조종' 김범수 소환조사…금감원 송치 8개월 만
카카오의 'SM 시세조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주가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을 소환했다.
9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카카오 창업자인 김 위원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소환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소환조사는 지난해 11월 15일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김 위원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뒤 약 8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날 김 위원장은 취재진을 피해 비공개로 출석했다. 검찰은 오전 8시 10분께 김 위원장이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김 위원장처럼 사회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인물을 이른 아침부터 불러 조사하는 것을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카카오가 2월 16∼17일과 27∼28일 합계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하면서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김 위원장에 대한 조사에 앞서 검찰은 같은 혐의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법인을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배 대표는 "자본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이었고 불법성이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검찰은 배 대표와 더불어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A씨도 지난 4월 구속기소했다. A씨는 카카오 측과 공모해 펀드 자금 1100억원으로 SM 주식을 고가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앞서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을 검찰에 넘기면서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 등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지난해 초 하이브와 카카오는 SM엔터 인수를 둘러싸고 서로 공개매수 등으로 분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가 '비정상적 매입 행위 발생'을 주장하면서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졌다.
결국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공개매수 등을 통해 SM엔터 지분을 39.87%(각각 20.76%·19.11%)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
美 수출 노리는 LIG넥스원, 전 국무부 차관보 영입...펜타곤과의 네트워크 확보
미국 정부와 미사일 수출 계약을 추진 중인 LIG넥스원이 현지 전관 인사를 영입한다. LIG넥스원은 미 국무부 출신 인재 영입을 통해 미사일 수출 계약에 있어 긍정적인 성과를 냄과 동시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미(對美) 대관 관계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윌리엄 오(William Oh)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LIG넥스원 입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 중이다.
윌리엄 전 차관보는 구본상 LIG그룹 회장 및 LIG넥스원 주요 인사들과의 면접을 거쳐 이달 중에 고문으로 위촉될 예정이다.
윌리엄 전 차관보는 지난달까지 국무부 소속으로 근무하다가 정년으로 퇴임했다. 미 국방부 근무 경력이 있으며 주홍콩 미국 대사관 영사, 주뉴질랜드 미국 대사관 영사 등을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통상에 밝으며 협상능력 등이 뛰어나고, 특히 미 국방부와의 네트워크도 갖고 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의 평가다.
LIG넥스원의 이 같은 인재영입은 미 국방부와 70mm 지대함 유도로켓탄 ‘비궁’ 수출 계약 협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은 지난해부터 비궁의 북미 수출을 위해 미 국방부의 해외성능시험(FCT)을 4차례 진행했다. 올해 2차례의 시험발사가 예정됐는데, 여기에서 성능이 검증되면 미 국방부에 수출이 가능해진다. 시험 과정에서 가격 등 협상을 진행하며, 양측이 합의점을 찾게 되면 최종적으로 수출 계약을 맺는다. 최종 수출 계약 여부는 올해 말에서 내년에나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에는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직접 비궁 수출 계약을 위해 미국 방문을 시도했으나 비자문제 등으로 인해 현재는 실무진 차원에서의 협상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LIG넥스원은 미 국방부와의 네트워크를 가진 윌리엄 전 차관보 영입을 통해 비궁 수출 계약 협상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상전문가로 꼽히는 윌리엄 전 차관보는 미 대선 정국에서도 협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 지원, 중동 무력충돌 중재 등 현안으로 인해 국방자원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자 LIG넥스원의 유도로켓 비궁의 수입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대선에서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국방 기조가 바뀌면서 LIG넥스원의 미사일 수출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를 위해 윌리엄 전 차관보는 미국 현지에서 실무진과 함께 백악관과 의회, 국방부에 대한 대관 개선에 힘쓸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