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부동산] 서울 강남 아파트는 119㎡보다 84㎡가 비싸다···'역전현상' 19개월 지속 중

2024-06-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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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전경 20230922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도심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의 중형 아파트 가격이 전용면적이 넓은 중대형 아파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가격 역전' 현상이 19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서울의 중형 아파트 전세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중대형 아파트는 수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전세난이 심각해지고 있어 중형 아파트의 가격 역전 현상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중형(62.81~95.86㎡) 아파트가 중대형(95.86~135㎡) 아파트 가격보다 비싸게 매매되고 있다. KB부동산의 아파트 전용면적별 매매가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중형 아파트 평균가는 16억8421만원으로 중대형 아파트 평균가 16억2460억원보다 5962만원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역전 현상은 서울 강북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나 강남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강남 11개구 중형 아파트 평균가는 19억3985만원으로 중대형 아파트 19억367만원보다 3500만원 이상 높았다. 하지만 강북 14개구에서는 중형 아파트 평균가가 11억5552만원으로 중대형 12억5699만원보다 낮았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지난달 잠시 나타난 것이 아니라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19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 2022년 11월에는 중형 아파트 가격이 17억4907만원으로 중대형 아파트 17억1798만원 보다 3108만원 비싸게 거래됐다.

특히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중대형·중형 아파트 가격이 동반 하락세였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동반 상승세로 전환됐음에도 이 같은 역전 현상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역전 현상이 갑작스러운 상승장이나 하락장에서 발생하는 혼란의 결과가 아니라 일상적인 현상이 됐다는 의미다.
 
자료KB부동산
[자료=KB부동산]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중형 아파트가 중대형 아파트보다 비싸게 거래된 사례를 다수 발견할 수 있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도곡렉슬 아파트 전용 84㎡ 두 채는 각각 29억3000만원과 28억5000만원에 매각돼 유사한 시기 같은 단지 전용 119㎡가 27억6000만원에 매각된 것보다 최대 1억7000만원 비싸게 거래됐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강남한양수자인 아파트 전용 84㎡는 15억8000만원으로 유사한 시기 같은 단지 전용 114㎡가 15억1000만원에 매각된 것보다 7000만원 비싸게 거래됐다.

같은 달 강북 지역에서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두산 아파트 전용 79㎡는 11억1500만원으로 비슷한 시기 같은 단지 전용 116㎡가 10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3500만원 비싸게 거래됐다.

역시 지난달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신 아파트 전용 84㎡도 8억3300만원으로 같은 단지 전용 113㎡가 8억원에 거래된 것보다 3300만원 비싸게 거래됐다.

이는 중형 아파트에 대한 전세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중대형 아파트 전세 수요는 많지 않은 탓으로 분석된다. 서울에서 중대형 아파트 전세 임차인(세입자)을 구하기가 어려운 반면 중형은 훨씬 수월하기에, 전세를 감안하고 주택을 구매하는 소유주들 사이에서 중형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는 진단이다.

아울러 중대형 아파트는 세금 및 관리비 부담도 중형 아파트보다 높은데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면 미래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장 분위기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전세난 상황에서 중형 아파트에 대한 매매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어 역전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6월 2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전국 전세 가격은 0.03% 상승했다. 그 전주(0.04%) 대비 상승폭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해 56주 연속 상승 기록을 세웠다.

최근 전세난이 심각해질수록  역전 현상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중형 아파트와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 차이는 3000만~4000만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 전세난이 심각해지면서 6000만원 가까이 더욱 격차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중형 이하 아파트에 대한 전세 수요는 꾸준한 반면 중대형 아파트 전세를 원하는 임차인은 거의 없는 편"이라며 "부유층은 아예 대형(135㎡ 이상) 아파트를 원하고 일반인은 중형 이하 아파트를 원하다보니 중대형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이외에서는 충청남도와 경상남도만 이 같은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 외 다른 지역에서는 중대형 아파트가 중형 아파트보다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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