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과세 대상이 3년만에 2.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과 같은 자산가치가 상승하며 과거 소수의 부자들만 내는 것으로 인식됐던 상속세 부담이 중산층까지 옮겨가는 모양새다. 절세를 위한 미성년자 증여도 증가하면서 과도한 상속세에 대한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20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속세 과세 대상은 1만9944명으로 2019년 8357명에 비해 2.4배 증가했다. 상속세 과세 대상은 2003년 1720명에서 2020년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으며 올해는 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상속인들이 부담해야 할 결정세액도 2003년 4623억원에서 2013년 1조363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2조3000억을 기록했다. 3년 만에 4.4배가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상속재산 가액 규모별 신고인원이 가장 많은 구간은 10억∼20억원 구간으로 전체 신고인원의 42.9%를 차지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11억9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수가 아파트 1채만으로도 상속세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상속세를 신고한 자산에서도 부동산이 68.8%를 차지했다. 상속재산 가액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47.6%로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미성년자 증여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미성년자 증여세 신고 건수는 1만3637건, 증여재산가액은 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3년 전과 비교하면 신고건수는 43.9%, 증여재산가액은 41.6% 각각 증가한 규모다.
다만 지난해 전체 증여세 신고건수는 16만4230건, 증여재산가액은 27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3.8%, 27.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 증여 감소의 영향으로, 높은 부동산 증여세액 부담과 고령화로 부동산 증여 시점이 늦춰진 영향이 동반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기업 부문에서는 지난해 가업을 승계하고 상속세를 공제받은 기업이 188개로 전년대비 29.7% 증가했다. 공제받은 금액도 지난해 8378억원으로 직전년 3430억원에 비해 약 2.4배가 늘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2022년부터 우수 중소기업이 명문 장수기업으로 성장하도록 '가업승계 세무컨설팅'을 실시하는 등 가업승계를 지원하면서 공제 건수와 공제액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