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유류세 환원이 2%대로 접어든 소비자물가의 상방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인하 폭을 조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2021년 11월부터 진행해 온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달 말 마무리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 조정 등을 통해 휘발유는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각각 37%씩 인하돼 있다.
최근 석유류 가격 흐름이 안정적인 만큼 유류세 인하 조치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서비스(오피넷) 주간국내유가동향을 살펴보면 6월 2주차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12.2원 하락한 리터당 1654.8원, 경유 가격은 13.8원 하락한 1483.8원을 기록했다.
유류세 인하로 인한 세수감은 이어지고 있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4월 말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 세입을 전망했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어지면서 세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기업 실적 악화로 인해 올해 법인세 실적도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교통·에너지·환경세 징수액은 지난 2021년 16조6000억원 규모에서 유류세 인하의 여파에 2022년 11조10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10조8000억원에 그쳤고 올해 1~4월은 3조6000억원 걷혔다. 올해 예산상 징수액 계획이 15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해 보면 세수감이 적지 않은 수준이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유류세를 환원하기에는 고심이 크다. 두 달 연속 2%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는 소비자물가의 상방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석유류 제품은 소비자물가 지수의 가중치가 큰 품목인 만큼 단번에 올리기에는 부담이 크다. 만일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휘발유 가격이 단번에 1850원대를 넘어설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면적인 일몰 대신 탄력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 유류세 탄력세율을 20% 인하한 뒤 2022년 5~6월 30%, 7~12월 37%까지 인하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1일부터는 휘발유의 탄력세율을 25%로 조정해 운영 중이다.
다만 기재부는 탄력세율 운용 방향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물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향후 탄력세율 운용방향에 대해 아직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