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놓친 노승희는 해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알아낸 것이 아이언 샷 적중률이다.
연습할 때도, 라운드 중에도 적중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온통 적중률 생각뿐이었다.
그런 그의 생각이 16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종료된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통했다.
나흘간 13언더파 275타를 쌓아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3억원. 시드가 2027년까지 늘어났다.
첫날부터 셋째 날까지 매일 68타를 때린 그는 이날 71타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단 한 라운드도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와이어 투 와이어(전 라운드 1위) 우승이다.
노승희는 2020년에 KLPGA 투어에 데뷔했다. 올해는 5년 차다. 이 대회 전까지 142개 대회에서 우승을 놓쳤다. 143개 대회 만에 생애 처음으로 정규 투어 우승을 거뒀다. 그것도 한국을 대표하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서다.
이날 노승희는 파4 2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했다. 두 번째 샷이 그린에 도달하지 못했다. 세 번째 샷은 실수가 나왔다. 네 번 만에 그린 위에 공을 올렸지만, 두 번의 퍼트 만에 홀에 공을 넣었다.
이렇게 우승을 놓치나 싶었다. 흐름을 되찾아 온 것은 4번 홀과 6번 홀 버디 2개로다. 9번 홀 보기를 범했지만, 12번 홀과 13번 홀 버디로 만회했다.
나머지 세 홀에서는 견고한 아이언을 앞세워 파를 기록했다. 우승을 확정 지은 노승희에게 동료들이 물세례를 퍼부었다. 노승희는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노승희는 "매 홀이 어려웠다. 긴장하면서 쳤다. 멘탈이 흔들리지 않게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승희는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가 한국여자오픈이다. 우승하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다. 물세례를 해주기만 했지 받는 것은 처음이다. 기분이 좋다. 부모님께 감사하다. 반짝이는 선수가 아닌 오래 플레이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노승희는 이 우승으로 KLPGA 투어 대상 포인트 1위(257점)와 상금 순위 2위(548,820,776원)로 뛰어 올랐다. 내친김에 이번 시즌 대상과 상금왕을 노린다.
김수지가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2위, 김민별이 8언더파 280타로 3위, 배소현이 7언더파 281타로 4위에 위치했다. 지난해 연장전에서 패배했던 김민별은 올해도 3위에 만족해야 했다.
필리핀 아마추어 리안느 막실리가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5위에 위치했다. 아마 베스트상을 받았다. 막실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선수는 방신실이다.
2년 전 이 대회 오구 플레이로 징계를 받았던 윤이나는 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 홍지원은 최종 합계 1언더파 287타 공동 10위로 우승을 넘겨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