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사들이 새 아파트 브랜드를 출시하며 혁신을 꾀하는 모습이다.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고용해 신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곳도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부동산 시장 상황이 힘든 가운데 상품성을 개선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해 분양시장 등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비발디→에피트, 어울림→아테라…신규 브랜드 출시하는 중견사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HL디앤아이한라는 27년 만에 새 주거 브랜드 '에피트(EFETE)'를 출시했다. 지난 1997년부터 27년 동안 사용해 온 '비발디'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에피트는 누구나 선호하는 완벽한 아파트(Everyone's Favorite, Complete)라는 뜻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새 브랜드 출범과 함께 에피트 전속모델로 배우 임시완을 선정, 지난달부터 TV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배우 임시완의 젊고, 바르고, 참신한 이미지가 빛나는 삶을 완성하는 고품격 라이프라는 에피트 브랜드 철학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금호건설도 지난달 기존 브랜드인 '어울림'과 '리첸시아'를 대신할 새 아파트 브랜드 '아테라'를 20년 만에 선보였다. 아테라는 삶의 공간인 집을 '대지 위의 예술'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이달 중에 충북 청주시 ‘청주테크노폴리스 아테라’를 시작으로 앞으로 분양되는 단지에 새 브랜드 아테라를 적용할 계획이다. 동부건설도 최근 주택 브랜드 '센트레빌'을 리뉴얼하기 위해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GS건설 '자이' 버리나…"인지도 높은 브랜드, 리뉴얼 우려도 많아"
GS건설도 2002년부터 유지해 온 아파트 브랜드 '자이(Xi)'를 보완할 브랜드 리뉴얼 논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 사건, 올 4월 방배그랑자이 중국산 유리 시공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다만 GS건설 관계자는 "최근 좋지 않은 사건들로 대중들에게 자이 브랜드가 어떻게 인식되고 있고, 어떤 이미지인지 살펴보고 필요하면 리뉴얼을 검토해보자는 취지"라며 "아직 신규 브랜드 론칭 관련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분양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상품성을 개선, 긍정적인 변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안 좋은 만큼 신규 브랜드 작업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고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노력"이라며 "다만 오래 인지도를 쌓아온 기존 브랜드를 없애고 새 이름을 다는 것에 대한 우려도 높다"고 전했다.
임시완·이제훈·이병헌…유명 배우 광고모델로 마케팅
배우 임시완을 '에피트'의 얼굴로 선정한 HL디앤아이한라처럼, 새 브랜드를 출시할 때 유명 연예인 광고모델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앞서 동문건설은 지난 2021년 기존 브랜드 '굿모닝힐'에서 '디 이스트(the EST)'로 브랜드명을 바꾸며 배우 이제훈을 광고 모델로 기용, 지금까지 전속계약을 맺고 있다. 동문건설은 브랜드를 출범한 2021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배우 이제훈을 활용한 TV 광고를 집행했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신규 브랜드를 만들 때 전속모델이 있으면 좋겠다는 내부 의견이 많았다. 신규 브랜드를 알리는 차원에서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얼굴을 내세워 마케팅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사 DK아시아·DK도시개발도 지난 2020년 인천 서구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분양 당시부터 배우 이병헌을 앞세워 광고했다. 이어 지난해 분양한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시즌2 광고모델로도 재발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규 브랜드 론칭과 광고 모델 기용 등이 당장 분양 흥행 성적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며 “고착화된 이미지를 바꾸고 쇄신하려는 차원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