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등 퍼스널 모빌리티(PM·Personal Mobility)가 우리 일상에서 중요한 이동 수단으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PM 특성은 고려하지 않고 우후죽순 만들어진 각종 정책과 과도한 규제로 업계가 성장 동력을 상실하게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등 PM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지만 각종 규제가 많아 PM업계가 외연을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 PM 관련 사고가 계속되면서 안전모 착용, 면허 인증 등이 생겼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규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까지 PM과 관련한 규정을 담은 명확한 법안은 마련돼있지 않다. 일단 이번 국회에서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통행 원칙 등을 담은 법안이 발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제21대 국회에선 일명 'PM법'이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산됐다. 해당 법안에는 공유 보험 의무화, 전용도로 등 인프라 구축에 대한 내용이 담긴 바 있다.
한국과 달리 해외에선 이미 개인형 이동장치가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안전과 법규에 관한 논의가 일찌감치 진행됐다. PM 공유 서비스 시초인 미국은 전동 킥보드와 관련된 연방법이 없는 대신 뉴욕, 워싱턴DC 등 각 주마다 다른 기준으로 규제하고 있다. 영업방식을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로 운영해 PM업계가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것을 막고 있다.
일본은 도로교통법을 개정하면서 전동 킥보드 관련 조항을 손질했다. 기존에는 전동 킥보드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면허를 필수로 요구했다. 그러나 이 조항을 없애고 번호판을 교부해 사고가 나거나 교통법을 위반했을 때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면허 필수 조항을 없애면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했지만 그에 따른 책임을 분명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이용자는 책임보험에 반드시 가입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은 제대로 된 법안 없이 지방자치단체의 견인 권한만 강화되고 있어 국내 PM 기업들도 대거 사업을 접는 등 초기에 비해 많이 쪼그라든 분위기다. PM업계도 기존 전동킥보드나 전기자전거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배터리스테이션(BSS) 개발이나 전기자전거 구독 등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전동킥보드를 두고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여전히 규제가 많다"며 "나중에 추가 규제가 더 생길 가능성이 커 관련 사업을 확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